아네모네 4

아네모네를 사다

#아네모네 '배신 또는 속절없는 사랑'이라는 꽃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70년대 퀴퀴한 담배 냄새에 쩌든 음악다방 이름이 아네모네이었어서 그랬을까? 화초를 사러 화원에 갈 때마다 '나를 사세요' 하고 환한 얼굴로 유혹하던 아네모네. 그냥 쳐다만 보았지 지금까지 샀었던 적이 없다. 코로나로 우울한 시기에 대문 밖 골목에 대형 화분을 내어 놓을 생각으로 꽃을 고르려다 보니 아네모네가 눈에 얼른 들어왔다. 크고 화려한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거기에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설마 버리지는 않겠지? 60~70년대 아네모네 다방의 감성을 지닌 중늙은이에게는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젊은이들에게는 화려함과 생동감을 불어넣어주기를 바라며 꽃을 심었다. 지중해가 원산지인 아네모네는 북반구에 약 90여 종이 서식하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