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한국양궁대표팀의 성공경영

가루라 2008. 8. 12. 18:31

악천후와 중국 응원단의 고의적 방해, 각국의 한국팀 견제를 위한 룰의 변경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양궁여자대표팀에 이어 남자양궁 대표팀마저

예상대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빛 낭보를 전 국민에게 쏘았다.

여자대표팀은 6회 연속, 남자대표팀도 3회연속 단체팀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예상한 바대로라고 너무나도 쉽게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분야에 있어서나 일등을 하기도 어렵거니와

그 일등을 지켜내기란 더욱 더 어렵다.

그런 점에 있어서 한국 양궁의 전력이나 기술 등 모든 것이

전 세계 선수단에게 노출되어 있는 사면초가의 형국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에서 6회 연속 금메달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하여

기업경영의 관점에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핵심인재를 양성에 치중하여야 한다.

       한국 양궁의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어렵다고들 한다.

       협회에 공식등록되어 있는 초중고, 대학, 일반팀 총 341개팀 1,473명 중

       매년 국가대표 후보로 남여 각 20명씩 선발하여 하계, 동계에 혹독한 훈련을 실시하고

       올림픽 대표팀 후보를 선정 3차에 걸친 평가를 거쳐 최종 각 3명씩의 최정예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최상의 경쟁유발시스템을 통하여 핵심선수를 발굴하는 것이다.

       최종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상위 5%의 핵심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선발된 핵심인재도 전체 구성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고,

       구성원 중의 어느 누구에게도 핵심인재가 될 수 있는 길이 투명하게 열려 있다는 것이

       구성원 개개인의 비전이 되어야만 조직 전체와 경쟁유발시스템이 살아서 움직일 수 있다. 

 

둘째 Feasibility Study(사업타당성 검토 : 실행가능성 훈련)는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다.

       현대그룹 마북리 연수원 운동장에는 현대모비스 양궁팀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같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평상시에도 매일 500발 정도를 쏘다가 올림픽대표가 되면 1,000발까지도 쏜다고 한다.

       특히 대표팀은 바뀐 룰과 중국의 거센 도전에 대비하여

       올림픽공원에 뻬이징 양궁장과 동일한 사대와 관람석을 설치하고

       뻬이징 올림픽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을 실시하였다.

       이는 결승 또는 그 이전에도 반드시 중국과의 경기를 피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실시된 것이고

       그 결과 중국 응원단의 발사순간의 매너없는 방해나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 속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이 골드를 쏘는 성과를 이룩한 것이 아니겠는가 ?

       따라서 한 기업이 신규사업을 착수함에 있어서도 가상된 시나리오와 예상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브레인스토밍으로 도출하여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것이다. 

 

셋째 핵심역량(Core Competency)개발에 집중하여야 한다.

       개인의 스킬과 팀웍을 필요로 하는 단체 스포츠팀 경기에 있어서의 핵심역량은

       체력, 정신력, 담력, 집중력, 판단력, 분별력, 책임감, 신뢰감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속사에 능한 주현정을 시발로 지공을 하는 윤옥희의 발사 호흡을 박성현이 조절해 주면서

       마지막 사수인 박성현 스스로 자신의 발사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절묘한 팀웍이 형성된 것이 여자양궁대표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쾌거를 이룩할 수 있도록 이끌어낸 남여 양궁대표팀 지도자들과 협회의 지도력에도

       찬사를 보낸다.

       이러한 양궁국가대표의 핵심역량개발훈련은 오밤 중에 약 12시간에 걸쳐 1km 간격으로

       한사람씩 야간행군을 하게 하는 훈련이나 번지점프, 다이빙훈련, 뱀을 맨손으로 잡는 훈련 등

       혹독한 정신적, 육체적 훈련을 통하여 개발된 것이라는 점에 있어서

       오늘날 기업의 교육훈련은 단순히 현업업무 수행을 통하여 체득하는 것이 아니라

       직무별, 직급별, 계층별로 요구되는 핵심역량을 도출하고 

       체계적인 개발과 교육 훈련을 통하여 이를 배양하는 것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네째 차세대 리더를 키우고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2008올림픽대표팀 선수명단을 발표했을 때 각국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꺼운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어찌 되었든 국제무대에 잘 알려지지 아니한 선수는 전력 노출이 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대표팀으로서는 전략을 구사하기가 훨씬 용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두터운 우수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경쟁유발시스템을 통해 최종 선발된 국가대표팀은

       선발되기까지의 과정 하나 하나가 경험으로 축적되어 있어서 

       경기에 있어서 결정적인 순간에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제2의 김수녕, 제3의 박성현을 가능케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부 대기업이 글로벌 핵심인재라하여 해외 MBA 또는 외국계 기업출신의 고액연봉자를

       스카웃하였다가 조직 전체의 성과를 내는데 실패한 많은 사례들이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과학적 기법의 도입에 앞장 서야 한다.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오늘날 스포츠분야에 있어서 과학의 힘은 놀랄만큼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모든 선수에게 이제는 필수가 된 첨단기술 수영복,

       과학적 실험과 시험을 통하여 장미란 선수의 하체근력의 불균형을 밝혀내고 

       이를 보완하는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스포츠과학

       양궁에 있어서도 선수 개개인의 탄도분석, 발사습관, 시위를 당기는 근력 등등

       선수 개개인에 대한 철저한 과학적 분석과 분석데이터를 활용한 훈련이

       6회연속, 3회 연속 금메달을 일궈내는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굳이 Succession Plan이 아니더라도 평상시 평가과정의 과학화를 통하여

       조직을 관주하는 시스템하에서의 구성원의 강점과 약점, 장단점들을 파악하고

       성과달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를 보완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Training)하고 지도(Coaching)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쇠고기수입개방 반대시위와 관련하여 버시바우대사가

       한국인은 과학을 더 배워야 한다는 무례하고 몰염치한 발언을 해서

       전 국민을 분노하게 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에 있어서 경영자들은 과학적 경영기법에

       좀더 관심을 갖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국가경제체제하에서

       대기업 한두개가 흔들리면 국가경제가 휘청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대만의 산업구조처럼 산업의 기초가 되는 기초산업을 튼튼하게 하도록

       견실한 중소기업 육성차원에서 국가가 중소기업 경영의 과학화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설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인프라를 튼튼하게 하여야 한다.

       불과 수년전 세계 양궁선수들의 양궁장비는 대부분 미국 호이트나 일본 야마하 제품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횟수에 비례하여

       올림픽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해외선수들 조차도 이제는

       국산 양궁장비인 삼익이나 윈앤윈 제품을 들고 나올 정도로

       국내 스포츠용품 제조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확연하게 증가하는 고무적인

       부수효과를 누리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있어서는 양궁장도 그리 많지 않고

       양궁선수들이 선수생활 은퇴 후 먹고 살 직업군도 확보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해외지도자로 다른 나라의 양궁코치 자리를 찾아 나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 스포츠도 이제는 국력에 버금갈 수 있도록 스포츠용품산업과

       선수들의 취업을 위한 튼튼한 저변 확대와 국민체력 증진을 위하여서도

       그리고 다양한 종목에서의 올림픽 참여를 위하여 사회체육에 좀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기업 역시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돈, 사람, 물자 등 튼튼한 경영인프라를 구축하고

       투명경영을 실천하여 그 속에서 구성원이 명확한 비전을 갖고

       미래의 핵심인재로 스스로를 개발하고 또 발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메달을 획득한 모든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는 아낌없는 축하와

실패의 쓴잔을 마신 선수들에게는 마음이 실린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관심있고 인기있는 종목의 성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비록 세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종목이지만 각고의 노력의 결과를 쟁취하기 위해 분투하는

선수단 모두에게 뜨거운 격려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