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토요일 고교동창생들과 사당역에서 출발한 관악산 등반길에 만난
관악산의 야생화를 올립니다.
애시당초 야생화 탐방이 목적이 아니었던데다가
쉰고개도 내리막길에 접어 들었다는 조급증 탓인지
일행은 그저 연주대를 향해서 오르기만 할 뿐 주변에는 도시 관심들이 없나 봅니다.
최근에 나의 관심을 끄는 야생화들로 인해 일행의 산행에 계속 뒤처지고
그들에게 더 많은 휴식과 일정의 지연을 초래하게 되어
미안한 맘도 없잖아 있었으나
그들도 이 포스팅을 보고 고지 점령만을 목적으로 하기엔
남은 생이 더 짧다는 것을 깨달고
이제는 앞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삶이 아닌
우리를 둘러싼 주위의 하찮은 식물들에도 눈길과 관심을 줄 수 있는
한층 여유있는 여생을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특히 멀리 교외의 산으로 가야만 볼 수 있을 것으로 알았던
족도리꽃과의 예기치 못했던 관악산 조우
야생은 결코 우리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 안에 있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다.
분홍색이 선명한 <둥근털제비꽃>
노란 병아리를 연상 시키는 귀여운 <노랑제비꽃>
꽤 많은 개체수가 발견되는 노랑제비꽃
<남산제비꽃>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피었다.
마치 딸각받이 같은 남산골 샌님과 화려한 노랑 저고리를 입은 동기(동기)의 합석을 연상시킨다.
고상하고 우아해 보이는 <남산제비꽃>
처음 보는 분홍색 남산제비꽃
워낙 종류가 많은 제비꽃 중 이 아이의 이름은 <고깔제비꽃>인지 <뫼제비꽃>인지 ?
<양지꽃>
뱀이 나올만한 풀섶에 무더기로 핀 <양지꽃>
관악산의 귀한 손님 <족도리꽃>
<둥글레>도 연두색의 여린 잎을 활짝 폈다.
숲 그늘에 집단으로 무리지어 핀 <현호색>도 한창이다.
하산길에 <어치>의 황홀한 뒷태를 보고
제대로된 사진 한장 얻어 보려고 마냥 기다려도
어치도 제 눈보다 큰 카메라 렌즈에 놀란냥 동그랗게 뜬 눈으로 나무 뒤에 숨는다.
하산 길 계곡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는 <개별꽃>도 활짝 피었고
<산괴불주머니> 역시 관악산에도 많이 피어 있다.
눈이 시리도록 하얀 <산벚나무>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미풍에도 꽃잎이 흰 눈처럼 흩날린다.
계곡 초입 상가가 끝나는 길가에 <종지나물> , 일명 <미국제비꽃>도 활짝 피었다.
예상치 못했던 <족도리꽃>과의 만남으로 인하여
관악산 야생화에 대한 관심과 본격적인 탐방에 시간을 할애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