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고메바끼누이끼(?)

가루라 2013. 4. 2. 00:10

산행중에 만난 작은 이끼들의 군락

마치 거대한 밀림을 축소해 놓은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빨간 줄기 끝에 주걱 모양의 녹색 포자낭을 매달고 있는 암꽃

마치 콩나물대가리들이 빨리 봄이 오라고 아우성치는듯 합니다. 

맨 아래 두 사진의 바늘처럼 삐죽 자란 것은 수꽃이랍니다. 

 

이끼류의 일종인 고메바끼누이끼라네요.

학명을 찾아보려 여기저기 뒤져봐도 자세한 건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수록되지 않은 종

대부분의 웹자료에는 순우리말인 고메바끼누이끼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느낌상으로는 일본어 같기도 하지만

순우리말이라는데 어원도 의미도 잘 모르겠습니다.

 

식물학자는 아니지만

사진을 통해 만나는 이 아이의 정체가 궁금할 뿐입니다.

작년 포자낭에 물방울이 맺힌 사진을 솔이끼로 포스팅했습니다만

다시 보니 솔이끼와는 완전히 다른 종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식물인 이끼류는 건강한 지구환경을 유지시켜 주는 아주 유익한 식물이랍니다.

초식동물의 먹이가 되고, 곤충들의 서식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새둥지의 알이나 유조들의 따뜻한 이불이 되기도 한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땅이 만들어졌을 때

척박한 땅에 가장 먼저 정착하여

제 몸집의 스무배가 넘는 수분을 머금고 대지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주어

다른 식물이 살수 있는 단단한 땅으로 만들어지면

스스로 제자리를 내어주고 소멸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생태계의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끼보다는

이끼에 뿌리가 덮혀있는 화려한 꽃과 미끈한 나무에만

관심을 두고 기억할 뿐입니다.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도 건강한 세상을 위한

이끼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어느 누구의 관심이나 배려도 없이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숲속의 고메바끼누이끼가 주는 단상입니다.

 

<고메바끼누이끼 수꽃>

 

 

솔이끼로 포스팅한 글 : http://blog.daum.net/milvus-migrans/1571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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