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봄의 전령사 크로커스

가루라 2014. 3. 25. 00:23

좁은 마당에 심을데도 마땅치 않아서

야생화 이외의 원예종 화초는 더 이상 사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크로커스만큼은 사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이 아이는 원예종 화초 중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울만큼

이른 봄 메마른 대지위에 핀 크고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끌만큼 매력있는 화초입니다.

 

세가지 색깔의 크로커스가 담긴 포트를 각각 사서 심기에는 마당이 너무 좁고

노랑, 보라, 흰색 구근 세개가 담긴 한포트가 삼천원이라는 말에 혹해서 샀습니다.

그러나 정작 꽃이 피고보니 세개 모두가 보라색뿐입니다.

할 수 없이 노랑색, 분홍색, 흰색을 각각 추가로 사서 심을 수 밖에요.

사실 보라색보다는 노랑색 크로커스가 더 이뻐 보이거든요.

게다가 이른 봄 다른 식물들이 미동조차 없을 때

복수초처럼 눈밭에서도 노란 꽃대를 올리는게

더 봄 같고 따뜻해 보이기도 할 것 같기도 하구요...

내년 봄에는 복수초가 먼저 나올지 크로커스가 먼저 필지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종로5가에서 산 크로커스(Crocus)를 올립니다.

 

<크로커스>

외떡잎식물 백합목 붓꽃과의 여러해살이 구근식물

학   명 : Crocus sativus L.

원산지 : 남유럽, 서남아시아

분포지 : 중서부 유럽, 북아프리카, 에개해 섬, 중동, 중앙아시아에서 중국 서부의 온대지방

서식지 : 온난하고 비가 적은 곳

꽃  말 : 희망, 청춘, 청춘의 기쁨, 환희

효  용 : 암술대를 말려 진정, 진경, 통경, 지혈제로 쓰고 월경곤란, 갱년기 장애, 유산벽, 자궁출혈, 백일해, 위장장애에 약으로 쓴다.

          염발료로 사용하기도 하며 노란색 음식의 빛깔을 내는 식재료로도 쓴다.

크로커스의 본래 이름은 사프란 크로커스(Saffron crocus)랍니다.

원예상들은 보통 봄에 꽃이 피는 것은 크로커스, 가을에 피는 것은 사프란이라고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설명으로 보입니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사프란은 사프란 크로커스로부터 추출한 일종의 양념이라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많은 교배종들이 보급된 오늘날 크로커스는 봄은 물론 가을, 겨울에 피는 종들도 있어서

이러한 구분은 더 더욱 정확한 설명이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중해 크레타섬 크노소스유적지의 프레스코화에서도 발견되는 크로커스는

원래 사프란을 뜻하는 히브리어(Karkon), 아람어(Kurkama), 아랍어(Kurkurn)와 관련된

샘어(Semitic language)로부터 차용해 온 것이라네요.

사프란은 8세기 이전부터 인도, 페르시아 등지에서 재배되어 왔었는데

오늘날 인도 카레와 스페인의 파에야 요리의 노란색과 독특한 향미를 내는 식재료랍니다.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했던 무어인들은 사프란을 이미 8세기에 식재료, 약, 염료로 사용했었답니다.

그래서 사프란은 아랍어 아자프란(Azafran) 또는 자파란(Zafaran)에서 유래하였고

현재도 알제리 등지에서는 사프란 채취를 위하여 대량으로 크로커스를 재배한다는군요. 

이렇게 아름답고 유용한 꽃 크로커스에 얽힌 신화가 없을리 만무입니다.

크로커스는 그리스 신화 속의 스밀랙스(Smilax)라는 요정를 사모하여 상사병에 걸려 죽은

아름다운 청년 크로코스(Krokos)가 환생하여 태어난 꽃이랍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는데 "먼저 생각하는 사람"을 뜻하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가

제우스의 미래에 관한 비밀을 말하여주지 않는다는 죄목으로

제우스에 의해 코카사스산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인채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힐 때 떨어진 피가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는군요.

왜 항상 꽃은 신화 속의 죽음과 환생 그리고 사랑과 단죄로 연결되는 것일까요?

신도 인간도 죽어서 꽃으로 환생한다니 이승의 죽음과 달리 신화속의 죽음은 아름다운 것이군요.

크로커스 꽃은 죽음, 마술, 연애와도 관련된 꽃으로

낭만적인 로마인들은 크로커스 꽃을 욕조나 침상 또는 향연의 자리에 뿌리고

그 향기를 즐겼다 합니다.

청춘의 기쁨, 환희라는 꽃말에도 어울리게 이른 봄에 피는 크로커스

화분에 심어서 올 봄 그 향기를 여러분의 방안에 가득 채워보심이 어떨지요 !

크로커스 보라색 

보라색 크로커스 

 

<노란 크로커스>

 

꽃봉오리가 열리기 전까지는 어떤 색 꽃이 필지 모른답니다.

흰색과 분홍색이라고 사왔던 크로커스는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

개화한 크로커스가 화훼상의 말대로 흰색과 분홍색이라면

그 아이들의 얼굴도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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