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노랑제비꽃

가루라 2014. 5. 9. 00:49

그 흔한 제비꽃과는 확연히 다른 노랑제비꽃입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샛노란 색깔

날아갈듯 펼쳐진 꽃잎

날렵한 줄기 위에 올라앉은 두세장의 심장형 이파리

그리고 그 이파리를 받침삼아 올린 두세개의 꽃

 

보통의 제비꽃들이 지하근경에서 꽃대를 끌어 올려

꽃대 하나에 꽃 한송이씩을 피우는 것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물론 졸방제비꽃도 고추선 줄기의 잎자루 사이에 비스듬히 꽃대를 올리지만

긴 잎자루와 뒤섞여 조금은 어지럽게 보입니다. 

 

그와 달리 노랑제비꽃은

어찌보면 목을 길다랗게 늘리는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카렌족 여인의 슬픈 고통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건만

이 꽃이 필 때 쯤이면 굶주린 오랑케가 쳐들어 온다고

오랑캐꽃이라 부른다는 슬픈 이야기처럼....

 

 

<노랑제비꽃>

쌍떡잎식물 제비꽃목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Viola orientalis (Maxim.) W. Becker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헤이룽강변

서식지 : 산기슭 숲속, 산의 풀밭

이   명 : 단화근채, 소근채, 노랑오랑캐

꽃   말 : 수줍은 사랑, 농촌의 행복

효   용 : 어린 순은 식용한다. 관상용으로 키운다.

4월의 달력을 떼어 낸지도 벌써 며칠이 흘러

노랑제비꽃을 담으려 출사하는 것은 이미 시기가 늦었다고 생각했던터에

북한산 칼바위능선을 타러 가는 길에 드문 드문 피어 있는 노랑제비꽃을 만났습니다.

숲이 비교적 우거진 곳이고 아무래도 응달진 곳이라

양지쪽에 비해 개화시기도 조금 늦고 개체수도 그리 많지 않나 봅니다. 

워낙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 잘자라는 제비꽃이라

해가 잘드는 양지쪽 산지에서는

넓게 무리지어 핀 노랑제비꽃 군락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거든요.

뿐만아니라 제비꽃은 꽃을 피우지 않는 폐쇄화로도

스스로 화수분을 해서 종자를 퍼뜨리기도 합니다.

저번 남산제비꽃 포스팅할 때

제비꽃 종자에 붙은 얼라이오좀을 통한 개미와의 공생관계를 통해서

제비꽃들이 군락을 이루기가 쉽다는 것은 설명한 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제비꽃은 가지수가 워낙 많은데다가

화엄제비꽃처럼 자연상태에서 교잡종이 만들어지는 사례도 계속 발견되고 있어서

한국의 제비꽃이라는 책이 별도로 출간될 정도입니다.

그런만큼 일반인이 제비꽃 이름을 정확하게 동정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게다가 보통의 제비꽃은 보라색, 분홍색 또는 흰색인데다

이파리의 모양조차 노랑제비꽃과는 달라서

처음 본 이것이 제비꽃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가로변이나 공원 화단을 장식하는 팬지라고 불리우는 삼색제비꽃도

사실은 유럽 제비꽃을 원예종으로 개량한 것이랍니다.

제비꽃의 수술과 꽃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화심 안쪽 깊숙이 갈무리되어 있습니다.

꿀주머니가 뒤로 길게 돌출된 거(距)에 있어서

꿀을 따려는 꿀벌들은 화심 깊숙히 머리를 넣어야 합니다.

화심을 향하여 꽃잎에 그려진 갈색 선은

아마도 벌을 화심 깊숙히 유도하여 화수분을 이루려는 제비꽃의 전략이 아닐까 싶네요.

숲그늘에 숨어 수줍게 핀 노랑제비꽃

채 펼쳐지지 않는 날개를 펴고 달리려는 노란 병아리같은 꽃

주렁주렁 달린 종자들이 모두 피어 군락을 이루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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