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찔레꽃

가루라 2014. 6. 20. 01:46

찔레꽃은 왜 슬퍼 보일까요?

 

고려시대 원나라에 끌려갔다가 갖은 고초끝에 10여년만에 고향에 돌아왔으나

가족들이 온데간데 없어서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산골짜기를 헤메다 죽은

찔레라는 처녀가 환생한 하얀 꽃이라는 슬픈 전설 때문일까요?

굶주린 보리고개에 허기를 달래려 따먹던 찔레순에 대한 기억때문일까요?

이해인수녀님은 찔레꽃을 "오랜 세월 남 모르게 내가 쏟은 하얀 피"라고 묘사합니다.

하얘도 너무 하얘서 슬픈 찔레꽃입니다.

 

7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이연실님의 찔레꽃을

90년대 중후반 장사익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장사익님의 찔레꽃을

즐겨들었을 것입니다.

두 노래 모두 깔려 있는 진한 느낌은 슬픔인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에 기타치며 이연실의 찔레꽃을 부를 때면

모친께서는 노래가 너무 청승맞다고 부르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러나 한참 민감하던 고교시절 이유없는 반항처럼

부르지 말라면 더욱 더 부르고 싶어지던 노래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부르지 말라는 말씀조차도 슬픈 억압으로 받아들여졌으니 말입니다.

 

요즈음이야 찔레순을 따먹는 아이들이 있겠습니까만

60년대 초등학교 시절

통통하게 살오른 찔레순을 꺾어 먹곤했습니다.

껍질을 벗겨내고 물오른 투명한 속살을 씹으면

입안 가득 고였던 달콤하고 약한 떫었던 찔레순의 기억

그 기억조차도 이젠 사전 속에서나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찔레머리에 피는 꽃

찔레꽃을 올립니다.

 

  

<찔레꽃>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관목

학   명 : Rosa multiflora Thunb. var. multiflora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등지

서식지 : 산기슭이나 볕이 잘드는 냇가와 골짜기

꽃   말 : 고독, 주의깊다.

영   명 : Baby Rose

이   명 : 찔레나무

효   용 : 어린 순은 김치를 담궈먹고 꽃은 화전을 부쳐먹거나 차로 식용한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석산호 뿌리를 영실근이라하여 약재로 쓴다.

           불면증, 건망증, 성기능감퇴, 간질환, 당뇨, 중풍마비, 부종에 효가가 있고 이뇨제로도 쓴다.

 

 

 

<이연실의 찔레꽃>

 

<장사익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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