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昆蟲世上

자동차 지붕에 핀 우담바라(풀잠자리 알)

가루라 2014. 7. 3. 23:09

자동차를 치장차로 두고 대중교통을 선택한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모처럼 차를 타고 외출할 일이 생겨서 차 문을 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제 차 지붕에 우담바라가 핀 것입니다.

삼천년만에 한번 핀다는 불가의 전설의 꽃 우담바라

사전을 찾아보니 여래가 세상에 태어날 때나

전륜성왕이 나타날 때만 그 복덕에 감득하여 피는 상상 속의 꽃이랍니다.

꿈에도 보기 어려운 그 꽃이 제 자동차 지붕에 피었으니

그 얼마나 상서로운 일입니까!

그러나 사실 이것은 식물의 꽃이 아니라

곤충인 풀잠자리의 알로 알려져 있습니다.

풀잠자리가 이 알을 낳는 것을 목격하거나 사진으로 담겨진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자료들이 풀잠자리 종류의 알로 여겨지고 있다고 되어 있을 뿐...

정말 이 아이의 알일까요?

씨스루 룩의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너는 누구냐?

 

<풀잠자리>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수록된 풀잠자리류는 약 16종

그 중 사진이 있는 것은 풀잠자리, 애풀잠자리, 칠성풀잠자리붙이 3종뿐입니다.

거기다 채집된 후 바짝 마른 상태의 사진뿐

구체적인 특징이나 생태에 대한 기록도 찾을 수 없습니다.

사진 속의 것이 어떤 종류의 풀잠자리인지도 확인하기 힘들정도로

아직까지 풀잠자리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진 않나 봅니다.

재작년 가을 단감나무 잎에 붙은 풀잠자리를 사진으로 담았었습니다.

아래 오른쪽 사진처럼 바로 옆에 있는 감의 표면에는 곤충의 알로 보이는 것이 붙어 있었지만

그것이 이 아이의 알인지 아니면 다른 곤충의 알인지 저로써는 알길이 없었습니다.

최근 연구결과 배나 감을 낙과시키는 해충 깍지벌레나

채소류 진딧물의 천적이 풀잠자리의 애벌레임을 밝혀내고

풀잠자리를 이용한 생물적 방제로 과수농가나 채소재배농가의 시름을 덜어 주는 시도가 있답니다.

 

설사 우담바라가 불가의 상상 속의 꽃이 아니고 이 아이들의 알일지라도

이들 농가에게는 풀잠자리의 알이야말로 진짜 우담바라가 아닐까요?

풀잠자리와 단감 

단감에 붙은 곤충의 알 

 

가느다란 실에 정교하게 붙여 세워놓은 실잠자리의 알

흡사 경쾌한 악보의 콩나물 깍두기 같은 느낌을 주는 우담바라

제 차 지붕에 피어난 우담바라가 왠지 좋은 일을 가져다 줄 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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