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아, 독도 입도를 못해!!!

가루라 2015. 11. 5. 23:51

벼르고 별러서 갔던 독도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못했던 탓일까요?

울릉도 체류 둘째날 두시간여를 울렁거리는 속을 감수하고 갔지만

안타깝게도 입도는 커녕 접안조차 거부당했습니다.

게다가 저 멀리 보이는 독도의 모습을 처음 볼 때만해도 제법 푸른 하늘이었지만

이내 하늘까지도 잿빛으로 변하고

그나마 선상에서 사진으로 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네요.

누구는 단 한번에 입도(入島)를 했다네 하는데

누구는 다섯번째 왔는데도 한번도 접안도 못했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년에 독도를 볼 수 있는 날이 약 50일 정도라니

독도는 선택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샹그릴라인가 봅니다.

 

<접안을 포기하고 물러설 때 남쪽에서 담은 가장 잘 나온 독도 사진>

서도의 코끼리바위와 동도의 독립문바위까지 선명하게 담겼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항차도 있었지만

우리는 10시 30분 쌍동선 씨스타3호로 저동항을 출발했습니다.

출발 당시 하늘은 짙은 구름이 깔려있었지만

간간히 보이는 푸른 하늘에 기대를 걸며

빨갛고 날렵한 쌍동선이 독도에 무사히 접안하기를 기도했습었죠.

제발 입도를 허락해주소서^^

<출항 전 저동항 풍경>

두시간여를 항해 끝에 독도에 접안을 시도하겠다는 선장의 멘트에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접안하느라 중심 잡는데 문제가 없도록

서둘러 일어서 출구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제발 자리에서 앉아 대기할 것을

부탁하고 비난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제 느낌으로는 단 한번의 접안시도 끝에

부두에 접안을 포기한 것으로만 보여서

더할나위 없이 서운하고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누군가 육안으로 볼 수만 있어도 다행이고

갈매기만 잔뜩 보고 올거라 들었다고도 말합니다.

접안을 포기하고 선상에서 볼 수 있도록 갑판을 개방하겠다는 안내멘트에

선내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꺼번에 갑판으로 쏟아져 나가고 갑판을 가득 메운 사람들과 손과 휴대폰 때문에

사진을 담기는 커녕 독도를 온전히 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씨스타 갑판에서>

어찌어찌 틈새를 파고들어 사람들 머리 위로 셧터를 연사로 터뜨리기 시작합니다.

독도를 한바퀴 선회한다는데

나의 사명은 적어도 독도의 얼굴 네 면을 담는데 있다 각오한 사람처럼

방향 감각도 없이 연신 셔터를 눌러댑니다.

<독도의 동쪽 얼굴>

아무나 밟을 수 없는 우리 땅

그래서 독도는 우리 땅 우리땅 하나 봅니다.

<북동쪽에서 담은 독도 전경>

해외에 나가게 되면 저마다 없던 애국심도 생겨 난다더니

배를 타고 멀리 나왔으니 독도도 해외라고 생각하는지

다들 태극기는 손에 손에 하나씩 챙겨들었습니다.

그 태극기는 흔들어 보지도 못하고 뱃전 한구석에 쳐박히고 맙니다.

동도

서도

아쉽다.!!!

<북서쪽에서 역광으로 담은 독도 전경>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습니다.ㅠㅠ

<동도와 독립문바위>

서울을 출발할 때까지도 멀쩡하게 좋았던 날씨가...

<서도 탕건봉과 촛대바위, 삼형제굴바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쉬운 마음을 접고 선실로 철수 한 후

마음꺼 카메라 셧터를 누를 수 있었지만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배는 출렁출렁

01

02

03

촛대바위

독립문바위

동도 망양대

갑판도 폐쇄되고 아쉬운 마음으로 이제 시선을 돌립니다.

독도야 잘 있으라고

내 다시 올 때까지...

<북쪽에서 역광으로 담은 독도의 전경>

비록 화질은 좋지 않지만 심하게 요동치는 갑판에서

필사적으로 담은 동영상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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