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천마괭이눈(금괭이눈)

가루라 2017. 4. 24. 00:20

7년만에 다시 만난 천마산 금괭이눈

전 세계에 금괭이눈속 식물은 약 57종이 서식합니다.

대부분이 북반구 동부아시아에 서식하지만

남아메리카에서도 발견된다고 합니다.

그 중 황금색부위가 가장 넓다고 천마괭이눈이라고도 부릅니다.


<천마괭이눈>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Chrysosplenium pilosum var. valdepiosum Ohwi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제주도를 제외한 한국 전역

이   명 : 금요자

영   명 : golden saxifrage

효   용 : 관상용.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진화된 고등생물입니다.

한자리에서 스스로 이동하지 못하는 까닭에

생존을 위한 각자의 독특한 방식을 갖는 것으로 진화된 것이지요.

물론 열대지방에 사는 어떤 나무는

몇년에 걸쳐 이동하면서 대지의 영양을 섭취하는 것도 있습니다.

천마괭이눈이라 불리우는 금괭이눈은

꽃이 너무 작은 까닭에

화수분을 위한 곤충을 불러 모으는데 유리하게 진화하였습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넉장의 2~3mm 크기 꽃받침으로 둘러싸인

고작 1mm의 암술대와 8개의 수술로는

곤충들의 눈에 띄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겨울잠에서 갓 깨어난 곤충들의 움직임도 그리 활발하지 않고

나비류처럼 큰 곤충보다는 개미, 꽃등에나 파리류처럼 작은 곤충들이 주로 활동하는 시기라

곤충들의 홑눈에 잘 띄려면 아무래도 꽃이 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작은 몸집에 큰 꽃을 피울 수 없는 금괭이눈은

큰 꽃을 피우는 대신에 작은 꽃을 크게 보이게 하는 생존의 선택을 한 것이지요.

고작 2~3mm의 황금색 꽃을 매개곤충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꽃 주변의 녹색 이파리들을 꽃과 같은 황금색으로 물들입니다.

사진 속의 작은 항아리처럼 보이는 꽃과 같은 황금색 잎은

전체를 꽃처럼 크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화수분이 끝나면

이파리들은 언제 그랬느냐는듯

본래의 녹색으로 돌아갑니다.

결실이 된 열매는 고양이의 눈처럼 까맣게 보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괭이눈이지요.

<팔현계곡의 바위틈에 핀 천마괭이눈과 수면에 비친 천마괭이눈>

7년 전 이 아이들을 처음 보았을 때

그 환상적인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었습니다.

천마괭이눈을 전혀 알지 못했던 터라

무엇이 꽃이고 무엇이 잎인 줄을 몰랐었지요.

뒤늦게 천마괭이눈의 생태를 알고 나서는

생존을 위해 스스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식물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지요.

그런 삶의 방식은 비단 천마괭이눈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식물이 그렇다는 것까지...

하찮은 식물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우리 인간의 삶에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생존에 임하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진지한 태도라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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