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제주도 본태박물관

가루라 2017. 11. 27. 00:31

이제 갓 돌 지난 손자와 아직 돌 전인 외손자를 동반한 가족여행

유아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안전하고 비교적 덜 붐비는 곳을 찾았습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2012년 개관한 본테미술관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 한다는 의미로

'본래의 형태'라는 뜻의 본태(本態)를 붙이고

전통과 현대 공예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입니다.

<본태박물관 정면>

긴 사각면과 삼각면의 미려한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

알고 보니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의 작품이랍니다.

힐리언스 선마을을 설립한 이시형박사님과 함께 일할 때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지만

국내에 그가 설계한 건축물이 이렇게 많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매표소에서 제1 전시관에 진입하는 다리를 건너는 길

안도의 작품세계를 특징지어 주는 구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의 전통 와적(瓦積)담의 변형 같은 담장과

아무런 군더더기가 없는 현대적 느낌의 콘크리트 외벽에 갇힌 길

소리없이 고요한 수면 

전통 담장과 물길(동쪽)

전통 담장과 물길(서쪽)

담장을 따라 좌우의 비대칭적 구조의 물길을 걸어

작은 다리를 건너 카페 옥상공원을 지나면 단차를 이용해 지은 제1전시관입니다.

<제1전시관 입구에서 바라본 호수>

제1전시관 입구 카페 옥상정원

옥상에서 

옥상 다육이 정원 

제1전시관은 전통민예품을 전시해 놓았네요.

어린시절 흔히 보았던 것들

추억의 장신구, 복색, 가정생활용품들.

이 모든 것들이 박물관 전시품으로 보여지는 것을 보니 제법 살았나 봅니다.

카페를 통해 제1전시관을 나오면 호수 앞에 자리한 야외카페를 마주하게 됩니다.

야외카페에서 전시관 건물을 봅니다.

야외카페에서 제1전시관 지붕을 보면 삼각형의 면이 보입니다.

물길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와 제1전시관 

야외카페 

제1전시관 뒷편 외벽과 진입로의 물길 아래 벽 사이로 난 통로를 따라

현대미술품을 전시한 제2전시관으로 향합니다.

이 곳에는 백남준을 비롯한 현대작가들의 조각, 회화 등의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제2전시관 창문너머로 보이는 경관이 그림같이 아름답습니다.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방산, 모슬봉, 단산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건물의 구조와 절묘히게 어울리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전통의 꽃담과 현대적 느낌의 제1전시관 외벽

그리고 제2전시관의 지붕 끝단이 절제된 시야를 만들어 예술로 승화시키는 구도

안도 타다오가 역시 건축설계의 대가임을 느끼게 합니다.

제2전시관 햇빛이 잘드는 창가에 본태박물관 건축모형을 전시해놓아서

버드뷰로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제2전시관 앞마당입니다.

제3전시관은 쿠사마 야요이 상설전시관이랍니다.

전시된 <Pumpkin>은 일산 요진와이시티에서도 작년 겨울에 본적이 있는 작품인데

이 곳에 영구 전시되어 있다고 하네요.

20,000원이라는 입장료가 비싸다는 느낌을 단번에 사라지게해준 것은

2008년 쿠사마 야요이작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입니다.

유일하게 사진촬영이 허용된 공간이라 무한으로 사진을 담았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에 따라 각기 다른 하나의 현대미술 작품이 만들어지는 환상적인 체험공간입니다.

01

02

03

무한거울방 

무한거울방 

무한거울방 

우리나라 전통 상례 용품을 만날 수 있는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꽃상여와 꼭두의 미학>으로 전시하고 있는 제4전시관

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던 우리들에게 피하고 싶은 길이 행상집 앞이었습니다.

마을의 공동자산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상여를 보관했던 공간.

마치 죽음을 눈 앞에 마주하고 선 것 같은 느낌이 싫어 피해다녔던 물건들이

미술품으로 다시 산 사람 앞에 놓여있습니다.

행상집의 으시시한 느낌을 문 밖에 버려버린 채...

제5전시관은

본태박물관 소장품 기획전으로 삶의 정서가 깃든 불교미술의 매력이라는 주제로

불교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칭얼거림때문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그냥 발길을 돌렸습니다.

제5전시관 옥상에서는

서귀포 남쪽 바다와 산방산 일원의 광활한 경관을 문화행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이라는데 아쉽네요.

뒤돌아 나오며 담은 본태가든입니다.

작은 조각품들과 카페를 겸하고 있는 공간인가 봅니다.

다시 돌아나와 매표소와 기념품을 살수 있는 뮤지엄샵을 돌아나옵니다.

박물관 서남쪽인 주차장에서 본 본태박물관 전경입니다.

성인 가족 여섯명이 입장료 12만원을 내려니 처음엔 아까운 생각이 들었지요.

물론 서을의 미술관 입장료는 그 보다 더 비싼 곳도 많지만

여행지에서 박물관 관람료로 쓰는 돈은 왠지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전통공예, 생활용품들 등 어린시절부터 흔하게 보았던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나이든 사람들은 더욱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수많은 거울조각과 조명을 이용한 환상적인 쿠사마 야요이의 무한거울방이 있어서

아깝지 않은 구경을 했다는 느낌으로 박물관을 떠났습니다.

시간 여유를 갖고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고 싶거나

박물관 옥상에서 보이는 산방산 일원의 경관을 즐기고 싶다면

한번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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