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제주시 고내포구

가루라 2017. 11. 30. 00:19

제주시내 흑돈가로 점심을 먹으로 가는 길에

자투리시간을 내어 드라이빙 경관이 좋다는 애월해안도로를 찾았습니다.

고내포구는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에 있는 작은 포구입니다.

강한 파도의 힘을 빼기 위하여 돌로 쌓은 방파제를

밧캐-중캐-안캐로 엇갈리게 만들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

그래서 요강터라 불리웠던 아기자기한 전통 고내포구를 현대화해 놓았습니다.

먼바다를 향해 곧게 뻗은 115m의 고내방파제를 축으로

방파제와 해안으로부터 교차되게

소위 밧캐, 중캐, 안캐라 부를 수 있는 방조제를 축조해 놓았습니다.

다음날 일본 먼바다에 태풍이 예보되어 있던 탓에

비교적 높은 파도가 방파제에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지요.

육십년대 초 아버님의 사진에서 보았던 제주도의 포구와는

완전히 달라져서 그 정취는 흔적도 없지만

이런 현대화는 불가피한 개발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구조의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볼 때

축성, 담장축조 등의 토목기술은 원론적 측면에서 큰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태풍 소식에 집체만한 파도를 기대했지만

간간히 연안에 접근하는 작은 파도에도 걱정이 들정도로

위협적인 자연의 위력을 봅니다.

방파제 끝단에는 이런 날씨에도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방파제까지 넘나드는 파도를 보며

어린 손자들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을 재촉하여 방파제를 빠져 나옵니다.

방파제에서 보면 마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제주의 포구의 구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돌, 바람, 여자로 대변되는 과거의 제주의 흔적을

이제는 그 일부라도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지요.

여행자에게는 문화유산으로 볼거리이지만

현지 주민에게는 삶의 일부이니 전통을 고수하기를

기대할 수 만은 없는 것이지요.

그나마 예전의 흔적이 여기저기 기록으로 남아있어서 다행입니다.

3x5사이즈의 반정도 크기의 흑백사진이었지만

아버님의 60년대초 제주도 사진들을 다 태워버린 것이 후회됩니다.

고려 원종11년(1230년)경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내성창

1960년부터 시작된 방파제공사로 지금은 옛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육지의 봉화대와 같은 기능을 하는 연대만이 유일한 흔적으로 남아서

오랜 역사의 거센 파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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