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베트남 다낭여행

다낭 하이반고개

가루라 2018. 12. 26. 03:23

베트남 다낭여행 둘째날

하이반고개를 거쳐 후에로 이동 베트남의 고대 왕궁과 왕릉을 보기로 합니다.

다낭시와 투아띠엔후에를 연결하는 약 21km의 고갯길로

해발 490m 정상에 옛 왕조시대의 건축물인 HAI VAN GATE(海雲關)가 있습니다.

하이반은 한자로 海雲을 뜻하며 한쪽이 바다를 면하고 있어서

항상 안개가 자욱한 고개라고 그렇게 부릅니다. 

<하이반관>

다낭과 후에를 연결하는 아시아 최장이라는 6280m 길이의 하이반터널이 2005년 완공된 이후

다낭에서 후에 가는 길이 한시간 이상 단축되었답니다.

지금은 모터바이크족이나 싸이클링 그리고 관광객이 주로 찾는 곳이지요.

하이반 고개를 넘는 날 새벽에 내리던 비는

출발하는 시점에 점차 그치고

고개에 가까워질 즈음에는 구름만 가득할 뿐 날은 완전히 개었습니다.

본격적인 오르막길에 접어들기 전

차창 밖으로 태국의 사찰처럼 붉은 지붕이 아름답게 보이는 Chua Nam Hai 뒤

하이반산 정상을 하얀 구름이 덮고 있습니다.

미케비치바다의 일출

CHUA NAM HAI(南海寺)

고개를 오르는 길은 완만한 경사가 길게 이어지는 길입니다.

길 아래로는 제법 경사가 급한 산록이 저 아래로 이어지는데

도로변에 가드레일이나 추락방지턱조차 없습니다.

그러니 하이반터널이 개통되기 전에는

좋지 않은 날씨에 이 고개를 넘던 운전자들에게는

대관령 옛길처럼 난관이었을 것 같습니다.

<고개마루 올라오는 길>

차창 밖으로 올라온 길을 담아 보았습니다.

이 정도의 경사도 아스라하게 보이는데

차마고도는 또 얼마나 심장이 쫄깃거릴까요?

멀리 다낭 시내와 미케비치도 흐릿하게 보입니다.

하이반 고갯길

다낭 방향으로 담은 하이반고갯길

긴 경사로를 숨가쁘게 올라섰던 차들은

고개마루에서 한숨을 돌립니다.

대부분의 고개가 그렇듯 고개마루는 차와 사람들이 쉬어 가는 곳이지요.

그 정상에 적벽돌로 쌓아 올린 하이반관(HAI VAN QUAN : 海雲關)이 있습니다.

<하이반관 : HAI VAN GATE)

겨울인 11월부터 3월 사이에

하이반 고개 남쪽은 고온 건조하지만 북쪽은 한랭하고 습도가 높아서

구름이 끼거나 안개가 낀 날이 대부분이랍니다.

제가 갔던 날도 고갯길 좌우 정상의 산은 구름에 가려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3세기에 대월(大越)과 참파(CHAMPA : 占婆)의 경계를 이루었고

지리적으로 보면 베트남 중부지방의 서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안남(TRUONG SON)산맥이

고도 1,172m의 하이반산에서 동쪽으로 뻗어 하이반곶과 손짜섬(Son Tra)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이반관 유적 : 두개의 아치형문과 숙소, 창고, 포대 그리고 성벽>

중국 한나라의 마원 장군이 대월을 침공하여 남으로 내려오다가

이 곳 하이반고개를 남쪽 국경으로 지정하여

북방중국병사들의 거점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그 후 역사적으로 베트남의 TRAN HO, LE AND MAC 왕조시대에도

이 곳을 군사적 거점으로 삼았었지요.

응우엔호앙왕 자롱황제는 투안꽝(THUAN QUANG)지방의 전략적 요충으로 간주하여

즉위 즉시 그의 군사들을 하이반관에 보내 군사적 요새를 재구축하였습니다.

1826년 민망황제는 다낭의 시타델(CITADEL)성 남쪽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로 썼지요.

그래서 1837년 2개의 아치형 성문과 막사, 창고, 포대, 성벽으로 구성된

현재 잔존한 유적의 원형을 건축하였었습니다.

남쪽을 향해 서있는 아치형문은 하이반관(海雲關)이라 불리우지만

북쪽을 향해 서있는 아치형문은 '세상에서 가장 위압적인 문'이라고 불리웁니다.

남북의 경계를 이루는 하이반관의 전략적 가치를 잘 나타내는 것이지요.

대포와 망원경은 방어선을 향해 요새의 안팎에 설치 되었었고

현재는 오랜 세월과 전쟁 속 잔흔과 이끼낀 건축물만 남아 있습니다.

<북쪽을 향해 도는 문>

역사적 군사적 그리고 건축사적 유적으로써의 가치가 있는 하이반관은

베트남 중부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4월 14일

QD-BVHTTDL No. 1531호의 결정으로

하이반관을 역사, 예술, 건축의 국가적 기념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남쪽을 향한 하이반관>

하이반관에서 하이반고개 정상을 내려다 봅니다.

고개 뒤로 구름에 덮혀 있는 구릉지 같은 산은

훌쪽 뛰어 오르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킵니다.

고개마루에는 투아띠엔후에성의 경계를 표시하는 표지석이 서있고

관광객을 위한 여러가지를 파는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잡화, 음식 특히 후에 인근에서 양식되는 천연 진주를 파는 가게가 눈길을 끕니다.

가이드의 이야기로는 가공비가 없어서 정밀가공되지 않은 천연진주를 싸게 판다는데

보석으로써의 가치가 떨어질 세공되지 아니한 진주제품을

사가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 가게에서 내어주는 냉커피는

고개마루에 쉬어가는 모든 관광객들이 마시나 봅니다.

커피를 마시고도 시간이 남아 친구가 두리안을 사와서 먹었지만

과육은 작고 씨만 큰 종자여서 그 맛은 별로였습니다.

고개마루에서 북쪽을 보니 뱀처럼 구부러진 내리막 길과

멀리 랑코비치(Lang Co Beach)가 하얀 비단폭처럼 길게 펼쳐져 있습니다.

하이반 고개에서 만난 이름 모를 야생화들

노란 꽃은 우리나라 어저귀처럼 생겼는데 이름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이반고개의 야생화

하이반고개의 야생화

하이반고개에 서있는 두개의 안내 표지판

하이반관에 대한 설명을 기록한 표지판은 최근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지만

도로표지판은 언제 세워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낡았습니다.

하이반관 안내 표지판

하이반고개도로표지판

후에방면으로 내려가는 고갯길은

속리산 가는 말띠고개처럼 거의 180도로 휘어져 있지만

도로변의 가드레일도 없고, 방호벽도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르막 길은 그런대로 별 걱정이 없었지만

내리막길이라 신경이 쓰이네요.

이런 스릴을 줄 수 있어서 자동차 드라이빙 프로그램에 소개되었었던가 봅니다.

그러니 하이반터널이 생기기 전에는

이 고개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들이 여러차례 기록되었었겠죠.

우리가 일정 내내 이용했던 밴은

다행이 안전하게 내려와 랑코베이를 지나 후에로 향합니다.

후에방면 하이반패스

랑코만(Lang Co Bay) 어촌

다낭에서 출발하여 하이반패스 아래쪽 산자락을 따라 돌고 돌아

수 많은 터널을 통과했음직한 철도는 랑코만에서 하이반패스와 만납니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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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랑코베이의 어촌 

랑코베이의 어선들

티엔무사원과 후에왕궁을 가는 길은

멀고 먼 하이반고갯길을 지나는 것이었지만

다낭으로 돌아가는 길은 하이반터널을 이용할 예정이라니

반대로 돌아가는 느낌은 맛볼 수는 없겠네요.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여행은 그래서 늘 아쉬움이 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