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베트남 다낭여행

후에 티엔무사원(天姥寺)

가루라 2019. 1. 4. 02:42

카이딘황제릉을 나서 찾아간 곳

 후에 시내에서 약 3km 외곽 흐엉강(Perfume River) 북쪽

나즈막한 하크(Ha Khe)언덕에 자리잡은 유서깊은 불교사찰 티엔무사원(Chua Thien Mu)입니다.

벽돌로 쌓아올린 8각 7층석탑인 푸옥두엔탑((Phuoc Duyen Tower)은

오늘날 후에시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4개의 사각 오벨리스크와 8각7층탑>

후에는 베트남의 유서깊은 고도(古都)로

많은 왕릉과 왕궁이 산재해 있지요.

후에관광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티엔무사원이다보니

많은 관광버스들이 와있음에도

충분히 더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주차장이 넓습니다.

주차장에서 티엔무사원 입구쪽으로 걸어가는 길은

마치 70년대 해인사에 수학여행갔었던 느낌을 떠오르게 합니다.

왼쪽에 유량이 많은 흐엉강변에는 관광용배의 선착장도 있고

이미 흐엉강을 따라 수상관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차장 

사원 가는 길 


티엔무사원은 1601년 투안호아(현재의 후에)지역 토호였던

응우엔호앙이 꽝남국(廣南國)양식으로 세운 절입니다.


호앙이 이 지역 측량을 위해 왔던 길에

인근 주민으로부터 천모(天姥)라는 노파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노파는 특이하게도 빨간색과 파란색 옷을 입고 언덕에 앉아

어느 영주가 와서 그 나라의 번영을 기원하는 탑을 언덕에 세울 터인즉

그러면 그 지역에 태평성대를 누릴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것이지요.

그 이야기를 들은 호앙은 그 자리에 절을 세우게 됩니다.

그것이 하늘 천(天)에 할미 모(姥)자를 쓴 천모사, 베트남식 발음 티엔무사원입니다.

<8각7층 푸옥두엔탑>

티엔무사원에 오르는 계단의 첫번째 단에 세워진

4개의 사각기둥에는 각각 11자의 한자가 새겨져 있는데

안타깝게도 빛이 바래기도 했거니와 일부는 뭉그러지기 까지 해서 글자를 해득할 수가 없네요.

계단 상단에 올라서면 빨간 벽돌로 쌓아올린 8각의 7층 전탑(塼塔)이 시선을 끕니다.

높이 21m로 서장의 라마교를 생각하게 만드는 외관입니다.

건축했던 1844년 당시 베트남도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으니 당연한 모양세지요.

전탑 내부는 황금불상이 모셔져 있고 나선형의 계단으로 오르는 각층마다

다른 불상이 모셔져 있다는 데 아쉽게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우측에는 탑 건립 역사와 뜨득(Thieu Tri)황제의 시가(詩歌)가 쓰여 있는

대리석 거북탑이 있습니다.

기단은 대리석을 거대한 거북모양으로 조각했고

까만 탑신은 아마도 오석(烏石)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호앙이 세웠던 초기의 사찰은 단촐했지만

1665년 응우엔푹헌(阮福瀕)이 주요 건축물을 증축했다 하네요.

1695년 중국 선종 5가7종(五家七宗)의 하나인 조동종(曹洞宗)의 티치다이산(釋大汕)선사가

꽝남국의 객승으로 와서 법회를 열고 불교를 발전시켰고

응우엔푹추(阮福淍)의 후원으로 티엔무사원의 주지가 되었습니다.

그후 티치다이선사는 1696년 중국으로 돌아가고

응우엔푹추가 티엔무사원을 관리하게 됩니다.

1710년 응우엔푹추의 자금지원으로 무게 3,285kg의 거대한 범종이 주조되었는데

종소리가 10km의 거리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여서

그 종소리는 1840년대 응우엔왕조의 티에우찌황제를 포함

많은 문인들과 귀족들의 시가와 노래의 주제가 될 정도였답니다.

오늘날 그 종은 베트남의 가장 중요한 문화재 중 하나로 관리되고 있다는데

삼중문 오른쪽 범종루의 그 종이 그 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3중문>

사찰입구의 문은 중국식 삼중문으로 되어 있는데

1714년 중건시 대웅전과 함께 세워진 것입니다.

삼중문 중앙에는 천모사의 또다른 이름 영모사(靈姥寺 : Chua Linh Mu)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좌측은 대지혜(大智慧), 우측문은 대자비(大慈悲)라 씌여 있고

입구 좌우측에 우리나라 금강역사 입상이 있습니다.

삼중문(탐부탑)을 통과하면 좌우에 사천왕상처럼 생긴

수호상을 모신 건물이 있지만

손에 들고 있는 신물이 우리나라 사천왕상과 달라서

그들의 정체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사청왕상도 현재의 모습으로 정착되기까지

시대적으로 조금씩 달랐다니 문을 통과해서 좌우측에 있는 수호상은

사천왕상일 것이라 짐작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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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상(?)

 사천왕상(?)

사천왕상(?)


삼중문 좌측의 범종루입니다.

이 범종이 3톤이 넘는 그 법종이라기에는 조금 왜소해 보이네요.

게다가 종루 자체는 우리나라 사찰과 달리 소박하기 그지 없네요.

범종루

3중문 안쪽

3중문 중앙으로 들어서서 바라본 대웅전입니다.

단청도 없고 지붕의 용마루도 일자형으로

지극히 소박한 건물입니다.


대웅전 내부의 모습입니다.

대웅전 입구에는 영취고봉(靈鹫高峰)이라는 금빛 각자가 된 편액이 걸려 있고

금빛 포대화상이 중앙에 자라잡고 있습니다.

포대화상

법당 내부모습(우측에서)

대웅전 안쪽에는 삼존불이 유리장 안에 모셔져 있고

오른쪽에는 신통지승(神通智勝)리라는 편액과 불상이

왼쪽에는 광운자심(廣運慈心)이라는 편액과 불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불교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저로써는

가이드도 없이 떠난 관광은 한계가 있네요.

그저 대웅전 청장의 심플한 단청처럼

단순하게 보고 나올 수 밖에...

대웅전 내부

대웅전 천장의 단청

대웅전 건물 외벽 역시

가정집처럼 단순하고 소박합니다.

믿음은 껍데기의 화려함에 있지 않다는듯...

대웅전 우측에서

대웅전 좌측에서

대웅전 뒷뜰입니다.

사각벽돌로 깔끔하게 장식된 바닥에

잘 가꾸어진 분재들이 놓여 있습니다.

사찰 경내를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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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뒷편

대웅전 뒷편

요사채(?)

동양의 분재가 신기한듯

서양 관광객들만 오래도록 뒷뜰에 머무르다 갑니다.

대웅전 뒷편의 경내는

잘 다듬어진 정원처럼 느껴집니다.

대웅전 뒷마당

대웅전 뒷마당

사원을 드나드는 쪽문조차 정갈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절이 아니라

어느 힐링센터에 와있는 느낌이드네요.

아니 이 곳이 바로 힐링센터인 것 같습니다.

대웅전 뒷편 건물

탁동하우스님사리탑 가는 길

정사각형의 작은 연못 뒤로 멀직히 물러나 앉아 있는

틱동하우스님(1896~1992년)의 사리탑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티엔무사원 증축과 중건에 크게 기여한 스님이라네요.

사리탑도 6각의 6층으로 되어 있네요.

사리탑쪽에서 대웅전쪽을 바라본 사진입니다.

전혀 사찰같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처음에 갔었던 다낭의 영응사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

우리나라, 태국, 중국 등의 사찰과는

판연히 다른 타입의 사찰을 봅니다.

사원 경내

대웅전 뒷뜰

보통 산지에 있는 우리나라의 사찰과 달리

사찰의 입지가 평지여서 그런지

잘 정돈된 정우원을 가진 민속관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오늘날의 사찰 모습을 갖게 되기까지

티엔무 사원이 간직한 역사들이 길 텐데

제게 그걸 들려 줄 누구도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19세기에는 응우엔왕조의 자롱황제, 민망황제 등도

사원의 확장과 증축에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을 했었지만

1904년 태풍으로 심하게 훼손된 것을 1907년 대대적으로 보수하여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되었답니다.

<대웅전 앞에서 삼중문쪽 방향>

고딘디엠의 월남정부시절

티엔무사원은 반정부시위의 온상이었다는군요.

부정부패한 정부로 월남이 패망하게된 원인중 하나였던

고딘디엠이 카톨릭신자를 편애하고 불교도 군인에 대한 차별을 함에 따라

불교운동의 거점이었던 티엔무사원이

반정부시위의 온상이자 파업, 바리케이드, 항의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었지요

고딘디엠의 군사독재에 항의하는 뜻으로

1963년 Thich Quang Duc가 사이공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던 오스틴자동차도

티엔무사원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대웅전 앞뜰

대웅전 앞뜰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나라 명동성당이 그랬듯이

티엔무사원도 월남의 부패한 정부에 대항하는 거점이자

베트남 불교의 거점이었다니

베트남인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화유산 중 하나로 간주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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