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베트남 다낭여행

다낭 오행산 암푸동굴(Marble Mountain Am Phu Cave)

가루라 2019. 1. 21. 04:16

다낭여행 셋째날 찾은 곳은 무엉탄럭셔리호텔 가까이 있는

오행산(베트남어 : Ngu Hanh Son, 한자 : 五行山, 영어 : Marble Mountain)입니다.

대리석과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다섯개의 크고 작은 높지 않은 언덕으로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죽어라 도망가지만

석가여래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다섯손가락을 지구의 끝에 있는 기둥으로 생각했다가

결국 석가여래의 다섯손가락이 변한 오행산에 갇히고 말았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사실 동양철학과 도교의 주요 핵심 축인 오행사상은

화, 수, 목, 금, 토의 다섯가지 요소가

음과 양, 그리고 상생상극의 원리로 조화와 통일을 이룬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숙소 29층에서 바라본 아침의 오행산은

멀리서 보기에도 무슨 조각작품처럼 보입니다.

오행산으로 떠날 때까지만 해도

정상에 올라 주변 경관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28-300mm 렌즈를 챙겼으나

우리 일행을 끌고 다닌 여행사의 말도 안되는 라텍스매장으로 방문스케줄때문에

실망스러운 암푸동굴만 보고 돌아나올 수 밖에 없었네요.

<투이산 암푸동굴 입구>

크고 작은 언덕 규모인 다섯개의 산은 모두 동굴 입구와 많은 터널들이 있지만

 그 중 관광객들의 입산이 가능한 곳은 물(水)을 상징하는 투이산(Thuy Son)뿐입니다.

투이산 정상의 사찰들과 주변 경관을 보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156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전체를 둘러보고 내려오는데 2시간여 정도가 소요된다네요.

그래 날도 덥고 하니 암푸동굴만 보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겠다 합니다.

투이산의 암푸동굴(Dong Am Phu : Am Phu Cave)은 19세기에 발견되었는데

민망왕이 베트남어로 '지옥'을 뜻하는 'Am Phu'라 이름지었답니다.

<투이산 정상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투이산 지하에 있는 거대한 석회암동굴인 암푸동굴은

불가의 지옥을 재현해 놓은 곳으로

죄를 고백하고 처벌을 받고 구원을 받아 천당에 이른다는 스토리를 담았습니다

2006년도에 지역예술가들이 참여하여

동굴 내 천연 암석과, 암흑터널, 종유석 등에 더하여

공포스러운 느낌을 강화시켜 주는 형상과 제단 그리고 불상 등을 설치함으로써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하는 관광상품으로 다시 개방한 동굴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으로 만들어진 천연동굴의 모습은 볼 수 없고

조악하게 만들어진 형상들을 어두운 천연동굴에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은

유원지에서 만나는 '귀신의 동굴' 같은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요?

음양교를 건너서 동굴입구로 향합니다.

내부에서 바라본 입구

동굴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천장이 높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동굴 안은 선선한 기운이 감돕니다.

천번째 만나는 넓은 광장입니다.

영령묘(英靈墓)라 쓰여진 탑이 있네요.

광장에서 도인의 복장을 한 석상을 지나 약간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면

또다시 넓은 광장이 드러납니다.

두번째 광장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만난 괴이한 형상들입니다.

지옥에서 벌을 받고 있는 영혼들이네요.

조악한 동상들이 괴기스럽기도 하지만

공포를 줄만큼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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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속 영혼들

악어에 물린 영혼

동굴속 귀신두

벌받는 영혼

벌받는 영혼

동굴 속의 통로는 때로는 위로 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땅 속으로 더 깊이 내려가기도 합니다.

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너무 어두워서 사진으로 담기가 무척 힘듭니다.

열명의 심판관이 죄의 유무를 밝히는 시왕의 법정?

정면에 놓인 동그란 구를 통해 자신의 일생을 볼 수 있다 합니다.

다시 동굴입니다.

흘러내린 듯한 석회암이 만든 천정

기이한 모양으로 깎인 천연동굴

천정에는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구멍을 통해 쏟아지는 빛이 천지창조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높이를 가늠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해 보이고

녹아내린 석회암의 잔재는

마치 주름진 암석커튼을 대충 묶어 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마음 심(心)자를 새긴 조형물을 두 손으로 떠 받든

Sam Hoi Dai

어둠 속에 조명을 받는 징악적 조형물.

동굴 속 바위 형태에 맞추어 조성되어 있습니다.

다시 광장입니다.

벽면에 판관전(判官殿)이라 새겨져 있고

좌상을 한 염라대왕(?) 앞에 죄의 무게를 재는 천칭이 걸려 있습니다.

좌대에는 음양오행설을 상징하는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곳은 극락보전일까요?

법당처럼 삼신불이 서있습니다.

작은 조각으로 빚여놓은 불상들이 가득합니다.

어둠 속에서 환하게 뚫린 천장을 향해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

또다른 출입구인 천당에 오르는 길입니다.

어둠 속에서 미끌어질 위험도 있고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천당에 오른는 길로 나가는 걸 포기합니다.

왔던 길로 다시 동굴 밖으로 나가는 길

음양교를 지나가는데 구원의 손길을 들어 올린 영령들

물속에 솟아 오른 손들만보이는 것이

세상에는 여전히 구원을 바라는 손들이 있다는 것일까요?

암푸동굴은 동굴 진출입시 발밑을 특별히 조심해야 할 곳입니다.

좁고 어둡고 미끄러운 계단에서 미끄러져서 다칠 위험도 있어 보입니다.

만일 단체관광객이라면 가이드에게 암푸동굴보다는

투이산 정상의 사찰을 보고 싶다고 코스변경을 요구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