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베트남 다낭여행

호이안에서 바구니배타기

가루라 2019. 1. 23. 01:00

다낭여행 셋째날 두번째 찾은 곳은 호이안입니다.

다낭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그렇듯

바구니배를 타보려 합니다.

베트남어로는 통차이(Thung Chai)라고 부르는 Basket Boat는

프랑스 식민지 지배시기에 베트남의 모든 배에 선세(船稅)를 부과하자

세금을 낼만한 여유가 없는 가난한 어부들이 조세 회피를 위하여 만들어낸 배랍니다.

그들은 세무당국자에게 이것이 대바구니이지 무슨 배냐고 항변해서

감당할 수 없었던 세금 부과를 피했다네요.

좁은 수로에 담양에서 만들었음직한 커다란 대광주리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이런 원형배는 영국 웨일스지방과 아일랜드

그리고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티벳, 이라크 등지에서 사용되던

Coracle(원형배)과 유사한 것이지요.

다만 베트남의 것은 현지에서 구하기 쉬운 소재인 대나무를 교차하여 엮고

밑바닥과 안쪽을 방수수지로 코팅한 것이지요.

주기적으로 코코넛오일과 타르, 유리섬유 등을 표면에 발라주면

거의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무동력의 탈 것인 셈입니다.

지금은 관광용으로 주로 쓰고 있지만

미케비치 앞바다에서는 지금도 바구니배를 이용해 어업활동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위태롭게 보이는 파도 속 바구니배 고기잡이>

바구니배를 타러 가는 선착장으로 가는 간이 다리.

황금빛 용머리로 장식해두었습니다.

곳곳에 새겨지거나 조각된 용은

베트남과 뗄 수 없는 신령스러운 존재인가 봅니다.

다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막의 장미라 부르는 아데니움도

화분 속에서 활짝 피었습니다.

곳곳이 바구니배를 타는 곳이지만

우리는 레히엔(Le Hien)이라는 업체를 찾았습니다.

베트남어사전을 찾아밨지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네요.

얼굴이 구릿빛으로 그을린 젊은 청년들이 뱃사공으로 왔습니다.

앞뒤가 없어서 균형 잡는 걸 걱정했는 데 전혀 문제 없이 무사히 탑승했습니다.

여자 혼자 타는 경우에는 할머니 뱃사공도 있던데

아마도 건장한 체격의 남자 두 사람씩이나 타니 그렇게 배치하나 봅니다.

앞뒤 구분이 없음에도 배는 미끄러지듯 앞으로 쑥쑥 나아갑니다.

이렇게 어린 코코넛나무 숲을 끼고 수로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체험은 끝납니다.

수면임에도 너무 더워서 코코넛나무 그늘에 잠시 쉬기도 합니다.

빈쿠라다이(Vinh Cura Dai) 내해 쪽이라 그런지

수면은 거울처럼 잔잔합니다.

이 곳에서도 초크 그물 같은 것으로 고기를 잡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찾는지

바구니에 앰프를 실어놓고 "뿐이고"라는 한국 가요를 신나게 부르는 청년이 있네요.

"돈 없어도 당신 뿐이고 돈 많아도 당신 뿐이고

이 넓은 세상 어느 곳에 있어도 내 사랑은 당신 뿐이다 ~"

기분이 좋아진 친구가 팁을 선뜻 내줍니다.

정말 돈 많아도 당신 뿐일까요? ㅋㅎ

한바탕 노래를 듣고 돌아 보니

수면에 길게 드리운 흰구름까지

모든 것이 정지된듯

한가롭게만 보이는 수면입니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배구니배를 빠른 속도로 360도 회전 시키는 묘기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고요

투망질 시범을 보여주고

돈을 받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투망체험장까지

호이안의 바구니배 체험장은 복합적인 거대한 수상 사업장입니다.

바구니배 체험 관광객들

Vinh Cura Dai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더위로 인해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할 즈음

배는 출발했던 곳을 향해 되돌아갑니다.

우리에게는 여유로운 힐링여행이지만

그들에게는 또다른 삶의 현장입니다.

비록 일과 여행이라는 서로 다른 목적이 바구니배에 함께 실렸지만

그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해지는 항해(航海)이기를 바래 봅니다.

바구니배의 이동경로를 맵에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