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설명절 세시풍속

가루라 2019. 2. 4. 23:42

이제는 시대가 변했으니 설 명절이라는 표현이 더 맞지 않을까요?

어린 시절 설은 가슴이 부풀만큼 기대에 찬 날이었습니다.

새 옷이나 새 신발을 설빔으로 받을 수 있다는 상상과

새뱃돈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평상 시 먹지 못했던 조청, 유과, 산자, 박산, 식혜 등

설날만의 특별식에 대한 혀끝을 감도는 구미.

친인척 어르신들의 기분 좋은 덕담.

우리나라 대부분의 시골은 집성촌이어서

설날이면 동네 가가 호호 친인척 어른들을 찾아뵙고 세배를 올리면

덤으로 한 상 가득 맛난 음식과

기분 좋은 덕담을 한아름 받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시생활을 시작한 이후 점점 그런 날들이 없어졌고

심지어 이젠 고향에서 조차 사라진 세시풍속이 되어버렸습니다.

특별히 어른 공경을 표시하지도 않고

문을 굳게 닫아 걸뿐 음식을 나누어 먹지도 않고

심지어 형제자매간에도 한데 모이기가 쉽지 않을만큼

설이라는 예전의 의미는 사라졌습니다.


그 사이 크게 변한 시대 환경에 맞추어

세시풍습은 변할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설이 주는 본원적 가치는 그대로 살릴 수는 없을까요?

조용한 설 전날 밤

육십여년 전 어린시절의 설을 생각해봅니다.

제 블방을 찾아주시는 블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