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노랑제비꽃을 만나러 갔던 북한산.
사회적거리두기로 집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간혹 동네 한바퀴 도는 것만으로는
우울증과 불안감이 풀리지 않는 날들의 연속.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낙천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노랑색 제비꽃을 보면 좀 나아질까?
유난히 목선을 미끈하고 길게 묘사하는
모딜리아니의 여인의 초상을 보는듯한 키 큰 노랑제비꽃을
보고 싶다.
평창동나들목에서 대성문을 지나 대남문을 거쳐
구기동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노랑제비꽃>
쌍떡잎식물 제비꽃목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Viola orientalis (Maxim.) W. Becker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헤이룽강변
서식지 : 산기슭 숲속, 산의 풀밭
이 명 : 단화근채, 소근채, 노랑오랑캐
꽃 말 : 수줍은 사랑, 농촌의 행복
효 용 : 어린 순은 식용한다. 관상용으로 키운다.
5년전에도 평창동탐방소에서 일선사 오르는 길과
대남문에서 구기동분소로 내려오는 길에
가장 많은 노랑제비꽃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평창동에서 일선사 오르는 길 주변에는
5년 사이에 개체수가 많이 늘었다.
홀로 또는 둘, 셋, 넷 그리고
크게 무리지어 핀 노랑제비꽃
대체로 화판은 팬지처럼 둥그런 편이지만
약간 기다란 것도 있다.
돌계단틈에, 나무계단 사이에
그리고 석축 사이와 나무 밑까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한줌의 흙만 있어도
노랑제비꽃은 꽃을 피웠다.
무리지어 핀 꽃은 무리대로
또 홀로 핀 꽃은 또 그 자체로
한없이 귀엽고 희망을 주는 것 같다.
비록 올해는 홀로 또는 두세개씩 모여 꽃을 피웠지만
종자가 떨어져 싹을 티우면
금방 또 좁은 공간에 군락을 이룰 것이다.
샛노란 노랑제비꽃이 가져다 준
경쾌함과 자신감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순광에도 꽃잎의 깊게 패인 주름이 선명하면
더 더욱 좋아 보였다.
하얀 잔털제비꽃과 어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분홍색 고깔제비꽃과
한집 살림을 차리고
하얀 개별꽃과 한데 핀 것도 있다.
문수사 아래에서는
현호색과 무리를 짓기도 했다.
해발고도 700~800m 사이에 잘 자라는 것이서 그럴까?
2005년도에 인왕산 정상아래에서 발견되었던 노랑제비꽃은
흔적도 없다.
북한산에서 발견되는 고도는
350~400m 정도의 양지바른 곳인데.
몇년전에 한포기를 사서 마당에 심었지만
3년만에 사라져 버려서
적정고도가 안되면 살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북한산 노랑제비꽃은
그 고도가 다름을 설명하기도 그렇다.
이렇게 거대한 무리를 이룬 것도 있는데
다시한번 도전해볼까?
야생화농장에서 파는 것들은
적어도 인공적인 배양을 거쳤을 것이므로
이젠 죽이지 않고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무리지어 핀 노랑제비꽃이 주는
과도한 자심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