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물매화 키우기

가루라 2020. 10. 4. 00:05

#물매화키우기

<물매화>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Parnassia palustris L.

원산지 : 한국 외

분포지 : 북반구의 온대와 아한대

서식지 : 산지의 볕이 잘드는 습지

꽃   말 : 고결, 결백, 정조, 충실

영   명 : grass-of-Parnassus, bog star(습지의 별)

효   용 : 관상용. 한방에서는 전초를 매화초(梅花草)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을 내리고 해독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서 종기, 급성간염, 맥관염에 처방한다.

전국 각지 산지에 자라지만 자생지를 찾아가려면

동호회를 따라가거나 알고 있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야 하는 물매화.

야생화 사진을 찍는 사람 치고

물매화 사진을 담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할 정도로

왕관처럼 생긴 꽃이 아름답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패거리로 몰려 다니며

봄철 키 작은 야생풀들의 자생지를 초토화시켜 버리는 것은 물론

삼각대를 거치하고 사진을 담는 나의 앵글 속에

뒤늦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몰상식했던 야생화동호회를

나홀로 출사 중에 눈 앞에서 목도했던 터라

야생화동호회에는 절대 들어갈 생각이 없었다.

물매화 자생지 정보가 없던 나는

사진으로만 볼 수 밖에 없는 물매화를 너무 짝사랑한 끝에

올해 야생화농원에서 6포트를 사서 심었다.

한포트에 거금 6,000원씩이나 주고.

물매화는 영국 컴버랜드(Cumberland)지방의 국가꽃으로

그 지방 국기의 문장으로 쓸만큼

영국 일부 지방에서도 사랑받는 꽃이다.

속명 'Parnassia'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따왔는데

뮤즈가 산다고 알려진 그리스 중부 몽 페르나소스(Mount Parnassus)산의 소들도 인정할만큼

'명예로운 풀'로 불리운다.

종소명 'palustris'는 라틴어로 '습지의'를 뜻하는 말로

물매화의 생태적 특성을 말한다.

물매화의 아름다움은 서기 1세기에 그리스의 의사 디오스코리데스(Dioscorides)가

이를 산에 자라는 것으로 묘사했을만큼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

잎자루가 긴 심장형 잎이 뿌리에서 뭉쳐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한 개의 잎은 잎자루가 없이 꽃줄기를 감싸고 있다.

게다가 꽃줄기가 자리잡은 상태로 배달된 물매화는

벌써 꽃을 본듯 설레이기까지 했다.

산지의 볕이 잘 드는 습지에 자라는 속성때문에

노랑어리연과 수련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 놓은 수조 옆을 파서

땅 속에 배수공을 최대한 줄인 폐화분을 넣고

땅이 금방 마르지 않도록 만들어 그 위에 물매화를 심었다.

그 덕분인지 팔월 꽃피기 직전까지도 곧게 뻗은 꽃줄기에

한 송이씩 굳게 다문 입을 곧 벌릴 태세였었다. 

아뿔싸,

물매화 꽃봉오리를 먹는 곤충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올해 긴 장마에 곤충들이 유난히 극성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무엇인가가 기다란 꽃줄기 끝에 달린 꽃봉오리만 똑똑 다 따먹어버렸다.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놈, 누구냐 넌?

올해 마당에 유난히 늘어난 섬서구메뚜기 너냐?

아니면 실베짱이 너냐?

암튼 반쯤 먹다 남긴 단 한 송이만을 남기고

그 많던 꽃봉오리가 다 사라져버렸다.

먹다 남긴 꽃봉오리가 그나마 꽃을 피웠지만

위 사진처럼 화맥이 선명한 하얀 다섯장의 꽃잎은 물론

수술 다섯개와 12~22개로 갈라지는 헛수술 다섯개

그리고 암술대의 흔적조차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처참한 모습만 남았다.

올해는 예상치 못했던 곤충의 난도질로 안타깝게도 꽃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내년에는 꽃을 제대로 보기위해 살충제라도 뿌려야 하나?

자연과의 공존을 생각하면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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