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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가루라 2020. 11. 7. 00:13

#물봉선

<물봉선>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

학   명 : Impatiens textori Miquel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동북부

서식지 : 산골짜기의 물가나 습지

이   명 : 야봉선. 물봉숭아, 물봉선화, 급성자.

효   용 : 관상용. 잎과 줄기는 염료제로 쓰고 종자를 약용한다.

올해는 백사실계곡에 물봉선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에

물을 좋아하는 물봉선이 예년에 비해

싹을 티우기가 훨씬 좋았었나 보다.

아파트가 우리의 일반적이 주거형태가 되기 전

집집마다 울 밑에 봉선화 한 포기 키우지 않는 집

아마 없었을 것이다.

나라잃은 설움을 감춘 동요에도

처량한 모습으로 등장했던 봉선화.

그 봉선화는 손톱에 물을 들이는데도 썼을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었다.

봉선화가 인도나 동남아시아에서 온

외래종 화초였음에도 말이다.

반면 같은 속(Impatiens)에 속하는 물봉선은

이 땅에 자생하는 우리 꽃임에도

울안에서 키우는 집은 왜 없었을까? 

더 진한 홍자색 꽃을 피우고

잎과 줄기를 염료제로 쓸만큼 착색 효과도 있는데.

두 장의 아랫입술꽃잎은

한 장으로 붙은 것처럼 커다랗게 보여서

꿀과 꽃가루를 찾아온 곤충들이 쉬어가기 좋게 생겼다.

화관에 들이치는 비를 막듯

입구를 살짝 가리는 윗입술꽃잎 한 장.

구조는 단순하지만

화관 내부는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다.

몇 해 전 마당에서 물봉선키우기에 도전해 본적이 있었다.

물을 워낙 좋아하는 풀이라

연꽃을 가꾸기 위해 땅을 파고 묻어 놓은 수조 옆에 심고

물도 마르지 않게 수시로 주었었다.

그리 공을 들였었는데도

두 해 정도 꽃을 보았으나

아쉽게도 그게 끝이었다.

물봉선의 자생지는

산골짜기 물가나 습지 주변이다.

아무리 인위적으로 환경을 만들어 주어도

자연조건과 같을 수는 없다.

자생지인 백사실계곡에도

예년에는 이렇게 꽃이 많지 않았었다.

올 여름에 많은 비로

개울물이 충분해지자

땅 속에 묻혀 있던 종자들이

앞다투어 싹을 티웠나 보다.

연자는 300년이 되어도 싹을 티울 수 있다니

작은 종자 속에 오랜 세월 갈무리된 생명의 신비는

인간의 머리로는 가늠하기 힘들다.

물봉선의 꽃모양은

봉선화 홑꽃과 거의 같다.

대부분 가정에서 키우는 봉선화는

겹꽃이 많아져서

홑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이 사진을 보면

그게 봉선화 홑꽃이라 생각하면 된다.

다만 봉선화의 꿀주머니가 밑으로 굽는 것과 달리

물봉선은 끝이 안쪽으로 말려 있다.

밀원을 채취하는 곤충들이

꽃에 훨씬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물봉선의 생존전략인가 보다.

촬영하는 중에 보아도

관상의 긴 빨대를 가진 박각시나방이

바쁘게 다니며 꿀을 딸 뿐

벌들은 꽃가루만 묻혀서 바로 떠나는 것 같다.

물봉선 입장에서 보면

공중 정지비행을 하는 박각시나방은 꿀만 훔쳐갈 뿐

화수분에 도움을 주지 않는 꿀도둑이다.

수술이 5개고 꽃밥은 합쳐진다는데

사진 상으로는 알 수가 없다.

내년에는 속을 한번 드려다 봐야 겠다.

물봉선에 비해 개체수가 적은

노랑물봉선이나 흰물봉선 종자를 구할 수 있다면

백사실계곡에 뿌려보고 싶다.

이 곳에는 홍자색의 물봉선만 자랄 수 있는 것인지...

보통의 자생종 여러해살이 야생화들은

배양과정에서 자생지의 환경과 다른 환경에

적응하게 되어

가정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게 되고 있다.

물봉선도 그럴 수 있는 날이 있을까?

한해살이풀이라 쉽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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