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곡석부작, #석곡
주먹만 한 작은 인조석에 붙여
석부작으로 키우는 #석곡
이른 봄 일찍 꽃을 피우는 다른 석부작과 달리
매년 요맘때쯤 꽃을 피운다.
똑 같이 겨울에는 실내에 들여놓는데도
지조 있게 제 철에 꽃을 피우는 걸 보니
딸깍발이 근성이 있는 이 땅의 꽃이다.
꽃이라 해야 고작 한두 송이지만
그 향기만은 더할 나위 없이 진하다.
게다가 대만 석곡으로 추정되는 다른 석곡은
3월에 분홍색으로 피는데 반해
이 아이는 꽃잎 뒷면은 옅은 분홍빛을 띠고 있지만
전면은 거의 순백에 가깝다.
그래서 왠지 순진무구(純眞無垢)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 향기조차 때 묻지 않은 깨끗함으로 다가온다.
원래 전남, 경남, 제주의 섬 절벽 틈에 붙어 자라는데
짭짤한 해풍을 마디 줄기로 흡수하여
진한 향기를 바람에 실어 보내는 착생란의 일종이다.
자연 상태에 자라는 것들이 남획으로 인해 거의 사라져서
배양된 석곡을 섬의 절벽 틈에 붙이는 복원사업을 할 정도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단 두 송이지만
쟁반에 올려 거실에 두면
은은한 향이 거실에 가득한 석곡
난향에 취하는 유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