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漁類世上

말뚝망둥어

가루라 2008. 8. 8. 08:51

휴가 중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특이한 넘들을 만나다.

 

이름하여 말뚝망둥어 !!

<뻘속에 구멍을 뚫고 사는 이 넘은 진짜 짱뚱어> 

 

워낙 전남의 갯벌에 많이 서식하는 개체들이 짱뚱어인지라

갯뻘에서 뛰거나 걷는 짓이 똑같아 넘들도 짱뚱어인줄 알다.

게다가 인천이나 강화에서 흔히 보았던 망둥어는 무늬가 없었으니

신안 갯뻘에 흔한 짱뚱어 치어로 오인할 수 밖에. 

그러나 흔히 보던 짱뚱어와 달리 몸통에 가로줄무늬가 있는 것이

민물에서 보던 말뚝이와 비슷하여 그래서 말뚝망둥어라 하는지....

(민물 말뚝이와는 달리 눈이 위로 모여 있다.)

<밀물 때 화도로 통하는 도로> 제부도 가는길 같다 

 <썰물로 들어난 광활한 갯뻘과 도로>

증도의 종섬 화도에 있다는 MBC드라마 "고맙습니다"촬영지를

찾아나서는 길에 바닷물이 곧 넘쳐 흐를 것 같은

갯뻘위의 콘크리트포장도로 입구에서 잠시 지체하다가

바닷물이 빠져 나가는 방향의 물이 닿는 끝자락 바위 위로

떼를 지어 옮겨 다니는 이 넘들을 만나다.

빠져나가는 수면 위로 통통 튀어

바위 위에 납짝 엎드려서는 빠져나가는 바닷물을 향해

대가리들을 모으고 있는 폼이

영낙없이 노르웨이 피요르드 협곡 천애의 낭떠러지 위에

납짝 엎드려 스릴을 즐기는 관광객의 자세라.

 

 

비록 인간의 눈으로 보는 크기로는 작지만

애기 중지만한 체구의 넘들에겐, 엎드린 높이의 일곱 여덟배 되는 바위돌도

그 넘들이 스릴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높이라

툭 튀어나온 눈이 앞으로 더 튀어 나올만큼,

넘들도 인간처럼 단전이 짜릿한 스릴을 느끼고자 함인가 ?

돌을 던져 쫓아도, 흩어졌다가는 금방 되모이는 것으로 보아,

무리를 지어 군생을 이루고자 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고....

다시 모일 때면 넘들의 머리와 시선은 영낙없이 물이 빠져나가는 방향이라,

그 점 또한 특이한데다,

단순히 물속에 있기만은 답답하여 공기호흡을 통한 호흡기 단련을 위함인지 ?

또는 물위로 낮게 날아다니는 수서곤충을 잡아먹기 용이한 자세를 취하는 것인지 ? 

암튼 이 넘들과의 뜻없는 장난은 물이 완전히 빠져 나가

넘들이 자취를 감출 때까지 계속되다. 

<말뚝망둥어(shuttles hoppfish)>

학   명 : Periophthalmus modestus

분   류 : 농어목 망둑어과

크   기 : 최대 10Cm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별   칭 : 꽃망둑, 똘챙이, 풀망둥이, 짱뚱어

효   용 : 관상어, 한약재로 이용. 식용하나 맛은 별로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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