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2217

열매마

부암동 산책길에 만난 열매마 마 주아가 잎겨드랑이에 열매처럼 달린다고 그렇게 부르는데 지지대를 타고 오른 덩굴에서 달려서 하늘마, 넝쿨마, 우주마라고도 부른다. 전북 고창에서 하늘마 농장을 하는 페친이 있어서 종자를 구해서 심어볼까 생각 중이었다. 위장에 좋다고 해서 장마를 사서 잘게 썰어서 오랫동안 아침 공복에 꿀에 개어서 먹고 효험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산에 자라는 참마 주아를 받아서 마당에 뿌렸다가 제거하느라 애먹었었다. 열매마는 열대지방에 자라는 마속 여러해살이 덩굴성 식물이라 서울에서 자랄까 궁금했었는데 이것을 보니 올해 심어보고 싶다. 다만 노지월동이 되지 않아서 남부지방에서도 매년 파종하는 것 같다. 종근은 잔뿌리가 많아서 먹기 힘들고 주아를 먹는다. 쌍떡잎식물 백합목 마과의 덩굴성 여러..

덴드롱

아파트 따뜻한 거실에서 키우는 사람들은 천장을 타고 길게 덩굴성 줄기를 뻗은 것을 볼 수 있는 덴드롱 우리 집에서는 여름한철 몸집을 간신히 키우다가 겨울 되면 낙엽 지고 거의 휴면상태에 빠진다. 봄이 되어 싹눈이 틔어야 비로소 겨울에 너 안 죽고 살았구나 고마워하고 또 여름내 마당에 내어 놓는 우리 집 덴드롱 키는 불과 25cm 남짓이지만 그래도 나이는 이제 다섯 살이 넘었다.

앞당겨진 복수초 개화시기

마당에 터를 잡은 지 십 년이 넘은 복수초 그 사이 길냥이의 발길질에 사라질 뻔한 위기를 넘기고 다시 대품으로 자랐다. 이젠 여기저기 종자가 싹이 터서 2세들이 꽃을 피울 정도로 복수초는 종자번식이 쉽게 되는 편이다. 기후변화 탓일까? 작년에 비해 6일이나 빠른 2월 26일 핀 복수초 때마침 내린 눈으로 설중 복수초가 연출되었다. 2014년에도 꽃이 핀 다음에 눈이 온 적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 때보다 눈이 더 많이 와서 심산으로 출사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다만 빨라진 복수초의 개화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위기라고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이른 봄 마당에서 가장 먼저 꽃을 볼 수 있는 복수초 메말랐던 마당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신호이다. 배양된 포트 모종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마당이 있는 분들은 ..

자주꿩의다리

밤하늘에 핀 자주색 폭죽 같은 꽃을 피우는 자주꿩의다리 줄기가 꿩의다리처럼 가늘고 날렵해서 그렇게 부르지만 이름부터 참 낭만적이다. 우리나라 야생화의 이름에 "꿩"이 들어가는 것은 참 많다. 꿩의바람꽃, 꿩의밥, 꿩고비, 꿩의비름, 덜꿩나무 등등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들은 꿩의바람꽃, 자주꿩의다리, 금꿩의다리 등이다. 외래종 화초로 키우던 겹꿩의다리도 있지만 아쉽게도 크기가 30cm 가까이 되게 잘 키웠던 것을 어느 해 겨울 관리실패로 동사해 버렸다. 다시 사볼까 해서 야생화집에 갈 때마다 보지만 새끼손가락 길이만 한 것을 24,000원씩이나 달라하니 늘 그냥 돌아오곤 했다. 자주꿩의다리를 겹꿩의다리처럼 키가 작고 꽃이 많이 달리게 키울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겹꿩의다리 못지않게 관화..

좀가지풀

몇 년 전 고향집에서 캐 왔던 수선화에 딸려온 좀가지풀 노란 꽃이 보기 좋아서 그대로 두었더니 기는줄기가 방석처럼 넓게 번져서 뽑아버렸다. 봄이 되어 두껍게 덮어 놓았던 낙엽을 치우고 보니 상록 상태로 겨울을 났는 것인지 푸른빛 그대로 살아 있는 작은 개체가 있다. 좀가지풀과 같은 속으로 외래종인 리시마키아가 너무 번져서 뽑아버렸다가 다시 화분에서만 자라게 지역을 제한하고 있는데 좀가지풀도 뽑아버릴 것이 아니락 화분으로 옮겨 심어야겠다. 좀가지풀 : https://milvus-migrans.tistory.com/15715150

크로커스를 사다

봄을 맞이하여 다시 산 크로커스 마당에 하얀 크로커스는 많지만 오래전에 심었던 보라색은 사라지고 노란색도 한 포기만 남았다. 소형종 노란색 크로커스 한 포트와 꽃이 큰 보라색 크로커스 리멤브런스 3 포트 마당에 크로커스는 아직 꽃대조차 보이지 않지만 꽃이 지면 노란색과 보라색, 흰색을 그룹으로 묶어 다시 심어야겠다. 해마다 흰색만 보이는 것이 아쉬웠었는데 내년부터는 3가지 색의 크로커스가 이른 봄 마당을 화려하게 할 것이다.

산수국 키우기

처음 10여 cm 에 불과했던 산수국 꽃을 보려면 적어도 5마디 이상이 되어야 한다기에 재작년 전정을 하지 않았더니 엄청 큰 개체로 자랐다. 키가 작고 꽃이 그리 많지 않을 때는 몰랐었는데 산수국 꽃의 색이 두 가지로 나타난다. 산지 숲속에 자라는 환경처럼 감나무 아래 반그늘에 심었었는데 햇빛이 잘드는 곳은 연한 분홍색으로 거의 종일 그늘지는 곳에 핀 꽃은 산지 숲속에 자라는 산수국처럼 남보라색이다. 보통 원예종 수국의 꽃은 강한 산성 토양에서는 청색의 꽃이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붉은색의 꽃이 핀다. 그러나 원뿌리 하나인 산수국 꽃이 두 가지 색깔로 피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아래 사진은 삽목으로 키운 산수국을 화분에 심어 작년 처음 꽃을 피운 것이다. 화분을 해가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두었었는데 꽃의 ..

나무수국

이제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수국 목수국이라고도 부르는 일본 원산의 관상수이다. 꽃 모양은 어린 시절부터 흔하게 보았었던 함박꽃이라 부르는 불두화처럼 생겼지만 처음에 연한 녹색이었던 꽃이 시간이 지나면서 크림색에 가까운 흰색으로 변한다. 소담스럽게 큰 꽃송이와 부드러운 색상의 변화가 매력적이어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 것 같다. 그러나 줄기가 꽃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늘어져서 자칫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 반면 바위정원에 늘어지게 키우면 보기 좋을 수도 있다. 나무수국은 수 많은 교배종이 만들어져서 그중 몇 가지 품종은 영국 왕립원예학회의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삽목도 비교적 잘되는 편이지만 몇 가지는 품종은 권리를 보호받고 있어서 함부로 번식시켜서는 안 된다. 나무수국은 계곡, 산기슭에서 자라..

비수리

동네 골목 어귀 어느 집 담장 밖에 화단을 만들어 놓은 곳에 자라난 비수리 산기슭에 자라는 비수리가 어떻게 주택가에 나타나게 되었을까? 비수리는 산기슭이나 들에 자라는 콩과의 반관목으로 야관문이라고도 부른다. 밤에 이파리를 오므리는 것을 보고 밤에 빗장을 잠근다는 뜻으로 그렇게 부른다. 그런 식물의 특성 때문에 남성들의 정력 강화와 배뇨에 도움이 된다고 야관문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강보조식품이 광고를 타고 알려지면서 산야의 비수리는 남아나지 못하고 이를 주택에서 키우는 사람들도 생겼다. 몇 년 전에 우리 아랫집도 화분에서 키웠었는데 어느 해 사라져 버리더니 그 종자가 떨어져 자란 것이 아닐까? 지금은 민간에서 야관문주나 야관문 차를 만들기 위해 산야에 자라는 비수리가 배겨 나기 힘들지만 어린 시절 고향에서..

광대싸리

홍제천변에서 다시 본 광대싸리 인왕산에서 만났던 것보다 이파리나 꽃의 색깔이 더 옅다. 광대싸리의 서식지가 산기슭 중턱이나 볕이 잘 드는 강가라고 도감에 설명되어 있는데 하천변에서는 처음 본다. 둘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2019년도에 포스팅했던 광대싸리 관련 글을 맨 아래에 링크를 걸어 둔다. 둘이 같은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광대싸리로 동정한다. https://milvus-migrans.tistory.com/15714806 광대싸리 광대싸리입니다. 이파리가 싸리나무 잎처럼 생겼고 옛날에는 싸리나무처럼 줄기를 잘라 말렸다가 한데 묶어서 빗자루 사용했다네요. 그래서 광대싸리라 부르는 걸까요? 쌍떡 milvus-migran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