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20

장대나물

미끈한 장대를 닮은 장대나물 가지도 없이 70cm의 키에 총상꽃차례로 하얀 꽃을 피운다. 깃대나물이라고도 부르지만 나물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맛은 모르겠다. 겨자과식물인 것으로 보아 약간 매콤한 맛일까? 키가 작은 바위장대는 화초로 보급되고 있지만 장대나물은 나물로 채취되니 같은 장대나물(arabis)속이어도 키로 운명이 엇갈리는구나.

다시 늘어난 루드베키아

몇 년 전 마당에서 사라졌던 루드베키아 3년 전 종자를 받아 뿌렸었는데 올해는 개체수가 많이 늘었다. 그런데 꽃 모양이 다 다르다. 모두 루드베키아가 맞는 것일까? 화심에 적갈색 무늬가 있는 것과 없는 것 그리고 두 가지 다 겹꽃과 홑꽃이 있다. 이미 꽃이 다 진 후에 채종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종자가 섞였나 보다.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루드베키아는 약 30여종이 있단다. 덕분에 서로 다른 형태의 꽃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루드베키아도 번식력이 좋아서 내년부터는 개체수 조절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좁은 마당에 심어 가꾸기에는 부담스러운 꽃이다.

추억의 으름 도둑

#으름 어린 시절 고향 산에서 따먹었던 으름. 그 달콤한 맛을 잊지 못해 마당에 으름덩굴을 심어 담장 너머로 걸쳐 놓은지 5년째 작년에 열매가 없이 처음으로 꽃만 몇 송이 피더니 올해는 유래없이 많은 꽃이 피었다. 내심 많은 으름이 달려서 손자들에게도 추억의 조선바나나 으름을 맛보게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단 한 개만 달린 으름. 한 개 달린 열매가 커가는 것을 지켜보며 수확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마침내 9월 30일 노랗게 익은 열매가 살짝 벌어져 달콤한 향기가 스며 나왔다. 다음날인 주말을 맞아 집에 올 손자들에게 보여주고 으름을 따려고 사진으로만 담았었다. 다음날 손자들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 나가보니 아뿔싸! 나쁜 손모가지가 지나갔는지 하룻밤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줄점팔랑나비

새가 포롱 포롱 포로롱 날아간다고 표현한 시어처럼 팔랑팔랑 날아간다고 붙여진 이름 팔랑나비 날개에 하얀 점이 줄지어 있어서 #줄점팔랑나비 때로는 팔랑나비가 나는 모습이 새처럼 포롱 포롱 포로롱 난다는 것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경쾌하지만 얼굴 사이에 말아서 갈무리하고 있던 기다란 주둥이를 빼어 꽃 속 깊숙이 넣는 반복적인 흡밀 활동은 이름만큼이나 낭만적이지는 않다. 그것이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삶이다.

재인폭포의 가을 풍경

7년 만에 다시 찾은 재인폭포 재인폭포는 경기도 연천군 부곡리 193번지에 있는 특이한 지형의 폭포이다. 평지가 내려앉아 생긴 폭포라고 한다. 2015년 갔을 당시에 한창 공사 중이었던 댐. 댐에 물을 가두기 시작하면 폭포를 볼 수 없을 것이라 했었는데 댐은 완공되었지만 아직 물을 담지 않고 있다. 2015년에는 맨 아래 사진처럼 원기둥 4개에 의해 지지되는 아찔한 계단을 바로 내려가서 폭포에 접근했었는데 그 시설물이 흔들린다는 민원이 있어서 2018년에 철거하고 출렁다리를 만들었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완만한 경사로 만들어진 목제데크길을 통해 폭포에 접근할 수 있게 바뀌었다. 옛날에 비해 계곡과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시야가 더 넓어져서 좋다. 건너편에서 본 계곡의 주상절리가 뚜렷하게 보인다. 한탄강의 ..

카타르월드컵 브라질전

우리 나라 국가대표축구팀이 브라질을 이길 수 있는 확율은 15.99%. 비록 더 낮은 9%의 확율을 딛고 포르투갈을 이겼지만 조별리그와 녹다운 방식의 토너먼트는 다르다. 확율은 결과를 치장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할 뿐이고 축구공은 둥글다 해도 실력 차이가 현격하면 의미없는 말이다. 그래도 단 1%의 가능성만 있다고 해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우리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일 새벽 또 다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기를 기원면서...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축하

살면서 이런 날을 또 볼 수 있을까 했다. 해외 전문가들조차 다들 불가능하다 했던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의 16강 진출 그 믿을 수 없는 드라마 같은 역사가 다시 써졌다. 60~70년대 축구경기를 보기 시작한 이래 차범근의 분데스리가 진출로 분데스리가의 열렬한 시청자가 되었다. 마침내 우리나라에서 열린 2002서울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까지 진출한 것을 보고 이제 내 평생 이런 날을 또 볼 수 있을까 했다. 그만큼 세계의 벽은 높았고 유소년 시절부터 잔디구장에서 튼튼한 발목과 기술력을 키운 유럽 축구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을 매 월드컵 본선에서 실감했었다. 2002한일월드컵 후 유럽리그에 진출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늘어가자 한 때 또 다시 4강 이상을 갈 수 있을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그것은 과신이었다..

큰물레나물

한쪽 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피는 꽃잎이 물레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물레나물이다. 그중에서도 꽃이 좀 크고 암술머리가 수술보다 조금 길게 솟아있는 큰물레나물. 남한산성에서 처음 본 후 반해서 야생화 화원에서 사서 심었다가 마당에서 핀 꽃을 처음 보았을 때는 너무너무 보기 좋았었다. 자생하는 야생화 중에서는 노란 꽃도 시원시원하게 크고 이파리도 거치가 없이 매끈한 것이 관화적이고 관엽적인 가치까지 돋보이는 큰물레나물이었다. 적어도 개체수가 한두 개 늘어날 때 까지는. 그러나 꽃 한 송이가 지고 맺힌 열매가 잘 익어서 벌어진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수 많은 종자를 보고 알았어야 했다. 좁은 마당에서 키우기에는 번식력이 너무 왕성한 큰물레나물. 뿌리도 옆으로 길게 뻗어서 주변에 있는 화초들이 견뎌내기 힘들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