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이야기 우리 집 담장 밑 한 구석에 핀 애기똥풀 꽃입니다. 시골 밭두렁에 지천으로 피어 쳐다보지도 않던 이놈이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고 보니 이름과 달리 너무 멋진 녀석입니다. 처음에는 도꼬마리처럼 뽀송뽀송한 솜털에 둘러쌓인 꽃봉오리들이 한 웅큼씩 올라 오더니 마침내 샛 노랑 꽃잎 네닙을 펼쳐 놓.. 무위자연/植物世上 2006.12.31
홍지문 야경 홍지문 야경입니다. 낮에는 온갖 쓰레기로 흉물스러웠던 하상이 밤의 장막속에 가려 바닥에 고인 수면위로 살짝 교각을 드리운 것이 그래도 제법 운치가 있더이다. 내년 11월쯤 홍제천 복원이 완료되면 이곳도 다른 모양으로 바뀌겠지요. 강호행차/국내명소 2006.12.18
세검정길 사계 1970년대 버들치 뛰놀던 홍제천 복개위에 세검정의 상징물로 앉아 있던 신영상가가 종로구의 생태계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1월 철거되었다. 내년 11월 1단계 복원사업이 완료되면 차일암, 너른 바위 등이 새로운 명소가 되겠지만 아무래도 오랜 동안 자리잡고 있던 신영상가 건물이 사리진 골안이 .. 강호행차/국내명소 2006.12.18
눈 덮인 세검정 초저녁부터 내리던 눈이 새벽 세시에 절정을 이루더니 밤 사이에 보현봉을 노년기의 마테호른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병술년 세밑에 흠뻑 내린 서설에 올 한해 좋지 않았던 모든 기억들을 묻어 버리고 정해년에는 저기 리기다소나무 위에 활짝 핀 눈꽃처럼 좋은 일만 있을지이다. 강호행차/국내명소 2006.12.18
야성을 잃어버린 박새 검단산 정상에서 얄굳은 놈을 만났습니다. 야성을 잃어버린지 이미 오래 되었지 싶습니다. 텃새로써 벌레나 곤충잡이를 스스로 포기하고 등산객들이 던져주는 음식 부스러기에 푸르르 몰려 들다 못해 내 손바닥까지 넘보는 녀석이 한편으로 생각하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땅콩부스러기를 잘게 쪼개.. 무위자연/鳥類世上 2006.11.27
달개비꽃 달개비 꽃 자주 달개비 울고 가는 저 기러기는 사랑도 지나고 나면 알리라, 덧 없는 많은 것 중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 하나일 뿐이라며 울지 않는 저 콩새는 보리라, 인연의 끝에선 누가 보냈을까, 두 아픈 마음사이로 한밤에 숨어서 앙금앙금 빗소리 지나가고 눈 뜨는, 내일은 - 김춘수님의 "달개비 .. 무위자연/植物世上 2006.11.15
적경치커리의 꽃입니다. 웰빙 식단을 만들겠다고 집사람이 사온 적경치거리의 꽃입니다. 마당 짜투리 공간에서 여름 내내 그 쌉쌀한 맛으로 미각을 돋구더니 자라는 족족 잎파리를 따내는 집사람의 손길에 저항이라도 하듯 멀대처럼 뻗은 키를 못 이겨 모로 누운 앙상한 줄기에 어느 날 황홀한 꽃 한송이 달랑 달고 식물로써.. 무위자연/植物世上 2006.11.15
50으로 살아 간다는 것... 요즈음 직장에서 오십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도 힘겹다. 스무 성상을 화려한 꽃으로 매끄러운 입술 고추세우고 단단한 날개 활짝 펴고 온갖 호기를 부리다 달콤한 꿀은 사나운 말벌에 빨리고 알싸한 꽃가루마저 뭉텅발 호박벌에 털리고 잔향만 간직한채 떨어지기 일보 직전의 난꽃과 같다. 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2006.11.10
취나물 꽃무리 재작년 봄 전북 무주 장구목에서 몇포기 캐다가 마당 한쪽에 심었던 취나물이 군락을 이루며 꽃을 피웠습니다. 다른 꽃들이 다 지고 난 11월의 스산한 마당을 가득 메우며 키 큰 놈은 큰 놈대로 키 작은 놈은 작은 놈대로 사이 좋게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 아무래도 큰 애에 비해 좀 부족한 듯 싶은 작.. 무위자연/植物世上 200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