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27

금불초

황금 부처를 떠올리게 하는 금불초(金佛草) 이름처럼 노란 꽃이 아름다워 금불화라고 부르기도 하며 여름에 피는 국화라고 하국(夏菊)으로 부르기도 한다. 가느다란 설상화가 마치 불상의 얼굴 뒤에 후광을 나타내는 광배(光背)처럼 보여서 금불초라 부르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습지에서 잘 자라는 금불초는 요즈음 도심하천 정비로 생겨난 천변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초로 키우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것 같다. 7~9월에 황금색으로 피는 꽃은 원줄기와 가지 끝에 산방상으로 달린다. 총포는 반구형이고 비늘잎은 4줄로 배열되며 설상화는 길이 10mm 정도이고 뒷면에 선점이 있다. 금불초의 속명 Inula는 라틴명 Inula helenium에서 유래했으며 inulin성분을 가진 것을 뜻한다. 유사종으로..

열매가 아름다운 피라칸타

남부지방에 가면 가로수로 심어진 피라칸타를 쉽게 볼 수 있다. 열매가 빨갛게 익는 10월에는 산책하는 공원이나 인도 주변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그동안은 서울에서는 노지월동이 안 되는 줄 알고 분재로 키워보고 싶은 나무로 꼽고 있었다. 빨갛게 익은 열매가 비슷한 남천도 우리집 마당에서는 노지월동이 쉽지 않아서 화분에 키우고 있다. 작년 가을 남산둘레길을 산책하고 국립극장을 지나 장춘단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에 도로변에 심어진 피라칸타를 만났다. 시기가 빨라서 그랬던 것인지 종이 다른 것인지 열매가 남부지방의 피라칸타 열매처럼 빨간 것이 아니라 주황색에 가까웠다. 만약 장춘단로변에 심어진 피라칸타가 노지에서 냉해를 입지 않고 잘 자란다면 피라칸타를 마당에 한그루 심어볼까 생각 중이다.

노란꽃창포

자생종 꽃창포와는 다른 외래종 노랑꽃창포 도심 하천 재정비로 수변공원이 많아지면서 요즈음 도심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유럽 원산의 붓꽃과 식물이다. 자생종인 꽃창포는 적자색 또는 진한 자색의 꽃이 피는데 반해 노랑꽃창포는 형광색에 가까운 노란 꽃을 피운다. 그래서 5월의 푸르른 풀숲 사이에서 가시성이 훨씬 돋보인다. 지금은 귀화식물로 토착화되어 노랑꽃창포를 자생종으로 볼 수도 있다. 노랑꽃창포는 분지가 된 꽃줄기 가지 끝에 5월에 핀다. 2개의 커다란 포가 꽃 밑에 있고 넓은 달걀모양의 외화피는 3개이고 밑으로 쳐지며 밑부분이 좁아진다. 외화피는 긴 타원형이고 3개이다. 암술대 3갈래는 끝이 다시 2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3개의 수술은 갈라진 암술대 밑부분과 붙어 있다. 노란..

독일붓꽃

노란색은 흔하게 보았었는데 처음 보는 보라색 독일붓꽃 꽃이 크고 화려해서 화초로 많이 심는 독일붓꽃은 노란색, 흰색, 분홍색, 붉은색, 하늘색, 자주색 그리고 이중색깔을 띤 혼합색 등 다양한 색깔이 있다. 유럽이 원산지인 독일붓꽃은 많은 개량종이 원예종 화초로 보급되고 있다. 교잡종도 많이 있어서 정확한 품종은 잘 알지 못한다. 독일붓꽃 꽃줄기는 30~60cm 정도로 꽃줄기 위쪽이 가지로 갈라져서 5~6개의 꽃이 핀다. 한동안 마당에 심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지금 마당에 있는 붓꽃도 3~4가지가 있어서 좁은 마당에 더 이상 들여놓을 공간이 없어서 포기했다. 독일붓꽃은 배수가 잘 되는 건조한 토양에 잘 자라서 어느 집이건 심을 공간이 있으면 심어 두고 볼만한 화초이다.

왜당귀

쌈채소 먹기 위해 심은 왜당귀 여름철에 입맛이 없을 때 한 잎 따서 상추쌈에 얹어 먹으면 입안 가득한 향기 그 향기가 좋아서 마당에 심었던 왜당귀 두 포기 그중 하나가 작년에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꽃잎에 붙어 있는 우담바라라고 부르는 풀명주잠자리 알과 비교해 보면 꽃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뿌리를 당귀라는 약재로 쓰는 참당귀와 다르게 이파리를 쌈으로 먹기 위해 키우는 것이 왜당귀이다. 보통 채소가게에서 당귀라고 사는 것은 대부분이 왜당귀이다. 이파리 모양과 꽃을 보면 산에 자라는 기름나물과 거의 같다. 일본에서는 왜당귀를 당귀라고 부른다. 일본이 원산지인 왜당귀는 일제 치하에서 국내에 들여왔다. 토종 당귀보다 습기가 많고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깊고 부드러우면서 배수가 좋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

서양등골나물

15~25개의 작은 통모양의 꽃들이 편평꽃차례로 하얀 꽃송이를 이루는 서양등골나물 화관 밖으로 길게 삐어져 나온 하얀 암술이 소의 등뼈에서 나오는 하얀 등골 같다고 부르는 토종 등골나물에 대비하여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라 그렇게 부른다. 미국등골나물이라고도 부른다. 하얀 꽃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서양등골나물. 1978년 남산과 워커힐 근처 등 일부지역에서만 보이던 것이 지금은 서울 도심 전역과 수도권 경기도 일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개체수가 늘었다. 서양등골나물은 특히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서 수많은 꽃에서 쏟아진 종자로 인해 금방 지표면을 덮어버릴 정도로 번식해서 자생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생태계교란종이다. 매년 보이는대로 뽑아버리지만 우리 집 마당에도 해마다 몇 개씩 나타난다. 외..

바질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향신채 바질 매년 저절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지 10여 년은 된 것 같다. 여린 잎을 따서 먹을 시기에는 전혀 드려다 보지도 않다가 꽃이 피는 시기면 찾아본다. 가지 끝 기다란 꽃이삭에 하얗게 피는 통꽃은 마디마다 5~6개 정도가 돌려나며 달린다. 꽃받침이 위에서 아래를 향해 달려서 꽃의 속을 드려다 보기는 힘들지만 종자가 익으면 주변에 흩뿌리기 좋은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매년 화분이나 마당에 떨어진 종자가 새로 싹을 틔우고 자라는 것 같다. 아마도 내가 바질이 향신채로 들어가는 스파게티를 좋아하면 화분 속의 바질이 남아나지 않았을 텐데 면류 음식을 싫어하는 탓에 매년 바질 꽃을 본다.

흰꽃 끈끈이대나물

우리 집에 매년 저절로 나는 끈끈이대나물 유럽이 원산지이지만 토착화된 야생화이다. 야생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우리 집 끈끈이대나물로 진항 분홍색꽃이다. 도감의 설명에 의하면 흰꽃도 드물레게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어느 집 집 앞 화분에 심어 놓은 흰꽃 끈끈이대나물을 처음 보았다. 꽃이 그리 크지 않은 데다가 그나마 진한 분홍색 끈끈이대나물꽃은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띠지만 흰색은 분홍색만큼 첫눈에 강렬한 인상은 아니다. 그래도 주인장에게 부탁해서 종자를 좀 받아둘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 다시 흰꽃 끈끈이대나물을 만나면 한번 부탁해 봐야겠다. 많은 분홍색 끈끈이대나물 속에 군계일학처럼 하얗게 핀 흰꽃 끈끈이대나물을 그리며...

호랑나비 산란

가을이면 물가에 모여 물을 마시는 호랑나비 호랑나비에게도 갈증 나는 계절이다. 긴 빨대로 물을 빨기 좋은 위치는 물이 약간씩 배어나오는 곳이나 물가의 바위에 물이 고여 있는 곳이다. 물을 마실 때면 무슨 페로몬의 작용인지 모르지만 보통 무리지어 마신다. 무리지음으로써 덩치가 크게 보이게 하여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일까? 8월에 마당을 찾아온 호랑나비 레몬나무에 알을 붙이고 있다. 이미 두어개의 알을 붙여 놓았고 이파리를 갉아 먹은 것도 보인다. 자세히 보니 호랑나비 애벌레가 보인다. 아직 털이 있는 것으로 보아 1~2령쯤 된 것 같다. 깻버러지처럼 살이 오른 5령 애벌레는 어린 시절 종종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애벌레는 처음이다. 어린 애벌레는 갓 부화한 누에처럼 생..